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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결국 김일성 유산 지웠다…기념탑 철거하며 남북관계 단절 의지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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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결국 김일성 유산 지웠다…기념탑 철거하며 남북관계 단절 의지 드러내

NK 뉴스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 19일 사진에서 마지막으로 서 있는 것 목격"

남한을 '대한민국'이라 부르며 그간 남북관계 유산과 역사를 없애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계획이 실행에 옮겨지고 있는 가운데, 김일성 전 주석 당시의 업적이 담긴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이 철거된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각)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상업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 평양 남서부에 위치한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지난 19일 사진에는 기념탑이 포착됐지만 23일 중해상도 사진으로 확인한 결과 사라졌다면서 "정확히 언제, 어떻게 철거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매체는 22일에 제거됐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이달 초 김정은 위원장이 통일에 대한 희망을 상징하는 대형 기념비를 철거하라는 지시를 내린 뒤 실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김 위원장이 남한과의 평화통일 정책을 포기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국내 인민들과 남한에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의 시정연설을 통해 "수도 평양의 남쪽관문에 꼴불견으로 서있는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을 철거해버리는 등 이여의 대책들도 실행함으로써 우리 공화국의 민족력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자체를 완전히 제거해버려야 한다"고 말해 철거를 예고한 바 있다.

기념탑 철거가 김 위원장의 연설 이후 약 일주일만에 빠르게 이뤄지면서 남북관계 재설정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사가 상당히 확고하다는 것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해당 기념탑이 남북관계와 관련해 선대인 김일성 주석의 업적이 담겨있어 철거 자체가 김 위원장에게 적잖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으나,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철거를 강행했다는 점을 보더라도 이같은 평가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북한은 1972년 발표된 7.4 남북공동성명에서 자주·평화·민족대단결로 대표되는 '조국통일3대원칙' 및 1980년 10월 당 제6차 대회에서 나온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 1993년 4월 7일 최고인민회의 제9기 5차 전원회의에서 공개된 '조국통일을 위한 민족대단결 10대 강령' 등에서 나온 통일 관련 합의와 주장을 '3대 헌장'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해당 기념탑은 이를 기념하기 위한 상징물이었다.

김 위원장이 당시 연설에서 헌법 개정 필요성도 언급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작업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는 "이미 나는 지난번 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헌법이라는데 '대한민국의 영토는 조선반도(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버젓이 명기되여있는 사실에 대하여 상기시켰다"며 북한 헌법에도 이러한 조항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헌법에는 상기내용들을 반영한 조항이 없는데 우리 공화국이 대한민국은 화해와 통일의 상대이며 동족이라는 현실모순적인 기성개념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철저한 타국으로,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규제한 이상 독립적인 사회주의국가로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주권 행사 영역을 합법적으로 정확히 규정짓기 위한 법률적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조선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 평정, 수복하고 공화국 영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23일(현지시각) 북한 전문매체 는 평양 남서부에 위치한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이 철거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기념탑의 모습. ⓒ위키미디어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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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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