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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에 'RE100 산단' 조성해 지구도 기업도 모두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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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새만금에 'RE100 산단' 조성해 지구도 기업도 모두 살리자"

[새만금잼버리 리포트 58] 잼버리 파행 5개월, 새 꿈 영근다

전북 서해안의 새만금이 지난해 8월 잼버리 파행의 악몽을 극복하고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1억평 규모의 거대한 물그릇에 이차전기 기업들도 차곡차곡 입주계약서에 서명을 하는 등 새로운 꿈이 단순히 헛된 공상의 백일몽(白日夢)에 그치지는 않을 것 같다.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 친환경 기업 경영 시대가 도래하고 재생에너지 기반의 경제 시스템 전환도 필요한 시점이다. 글로벌 기업인 애플은 오는 2030년까지 자사로 공급되는 모든 부품의 제조와 배송 등 전 사업 활동에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새만금잼버리 대회가 작년 8월 파행으로 마무리된 이후 5개월이 지난 현장은 풀만 자라는 썰렁한 모습이다. ⓒ프레시안

이 말은 애플사에 부품을 제공하는 협력회사들도 재생에너지 100% 사용이 필수라는 뜻이다. 애플과 같은 기업들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고, 이제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기로 사용하는 'RE100(Renewable Energy 100)'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이원택 국회의원(전북 김제·부안)은 대한민국 'RE100산단'의 1호가 새만금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치인이다. 탄소경제 시대에 새만금이 갖는 장점을 잘 활용할 경우 한국경제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RE100산단' 1호를 새만금에 조성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새만금의 강점은 재생에너지 단지 구축과 넓은 부지, 조력발전 가능 등 3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이미 새만금에서는 육상 태양광과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시설 구축을 통해 지난 2022년 기준 시 570기가와트(GWH)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해수유통을 통한 조력발전도 가능하고 광활한 땅을 잘 활용하면 장애요소와 민원 없이 추가로 재생에너지 생산설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새만금만의 장점이다.

신영대 국회의원(전북 군산)도 "새만금은 토지를 넓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길게 놓고 보면 새만금에 RE100 실현이 가능한 만큼 이 분야에 특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새만금에 전력공급망을 구축하고 재생에너지 연구개발을 통해 신산업을 육성하며 'RE100산단'을 조성하는 등 기업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투입 등 공공주도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사실 새만금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본계획이 변경되고 덧씌워지는 등 밑그림이 갈기갈기 찢어져 있었다. 건물의 골조 격에 해당하는 기본계획(MP)만 6번째 바뀌었고, 이제 7번째 빅픽처를 그린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국책사업으로 법적근거인 새만금특별법, 추진주체인 국토부의 외청인 새만금개발청, 매립 등 공공주도 개발을 맡은 새만금개발공사라는 사업의 추진체계가 완전하게 구축되어 있다"면서도 "선거 때만 되면 정치적 홍보수단으로 이용되면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예산낭비 환경파괴라는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어 왔다"고 주장했다.

새만금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과거와 같은 논란의 반복을 벗어나 속도전에 돌입해야 한다.

새만금 동서도로는 지난 2013년부터 장장 8년에 걸쳐 3620억원을 투입해 간신히 개통할 수 있었고, 남북도로 1~2단계 사업도 6년 이상의 긴 세월을 보낸 뒤에나 1조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작년 7월에 완전히 개통될 수 있었다.

▲국회 이원택 의원은 "재생에너지 클러스터와 RE100산단을 조성해 2050년 탄소중립을 대비해야 하다는 기업들에게 신재생에너지 생산공급의 이용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레시안

새만금과 전북 전주시를 잇는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는 지난 2018년에 시작했지만 개통 목표연도는 2025년으로 돼 있다. 총사업비가 8077억원인 새만금국제공항의 예산 확보율은 10% 수준인 822억원에 만족하고 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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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속도로는 글로벌 경쟁을 선도해 나갈 수 없다. 한번 뒤로 밀리면 영원한 낙오자가 될 수 있는 광속(光速)의 시대에는 경제와 사회문화 등 각 분야의 스피드가 생명이다.

새만금 속도전은 그동안 공염불에 그친 바 있다. 이원택 의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부 각 부처에서 지난 10년 동안 새만금 개발사업 지원과 관련한 요구액은 어김없이 정부안에서 삭감됐다.

일반회계 기준시 적게는 9.6%(2017년)에서 최대 50% 이상 정부안에서 예산이 삭감된 사실은 정부의 새만금 의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통계로 해석할 수 있다.

전북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각 부처에서 깊숙히 검토해서 기재부에 올린 새만금예산이 매년 칼질당하고 다시 국회 심의과정에서 쪼그라든다"며 "정부의 최대 국책사업임에도 그동안 너무 푸대접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국가 예산을 대폭 투입해 공공 주도의 개발을 확대하는 등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에 나서야 글로벌 패러다임의 변화를 한국이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새만금 개발 방향과 관련해 최우선적으로 RE100산단 등 기업의 미래경쟁력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이원택 의원은 "재생에너지 클러스터와 RE100산단을 조성해 2050년 탄소중립을 대비해야 하다는 기업들에게 신재생에너지 생산공급의 이용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택 의원은 "이 경우 새만금이 지구도 살리고 기업도 살리는 보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세제지원과 임대용지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제를 확립하고 생산과 가공 유통 등을 원스톱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공항과 신항만의 배후보지 개발을 통해 '수출형 경제특구'를 조성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새만금에 이차전지 기업들이 대거 몰려오는 것도 새로운 희망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지난해 새만금에 투자진흥지구와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등 친(親)기업 정책에 박차를 가한 결과 10조 원 투자 유치의 목표를 가뿐히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에 지이엠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의 5억불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외국인직접투자(FDI)가 2022년 신고금액 대비 13배나 껑충 뛰는 대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 5억 달러는 전국 외국인 투자 '그린필드형' 사례 중에서 2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그린필드형'은 해외 진출 기업이 투자 대상국에 부지를 확보하여 사업장을 열고 고용을 창출하는 직접투자 방식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전북지역 외국인투자유치 신고금액(9억2000만 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 규모이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새만금개발청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유치한 기업 중 이차전지 기업 비중이 48%를 차지할 정도로 전북은 수소와 탄소산업에 이어 또 하나의 특화산업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새만금에는 '이차전지 특화단지'가 지정되는 등 국내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새만금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정부와 전북도는 새만금에 조성된 이차전지 산업 기반을 중심으로 전후방 산업과 연계 산업들을 중점적으로 유치해 안정적인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맞춤형 지원을 통해 모빌리티 등 앞으로 새만금을 이끌어 나갈 새로운 첨단전략산업 분야도 적극 발굴해 유치해 나갈 예정이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은 "윤석열 정부의 10조 원 투자유치를 발판으로 새만금이 국가첨단전략산업의 퍼스트 무버, 선구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올해도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모든 일은 방향과 속도가 중요하다. 정부는 새만금의 큰 방향을 설정하겠다며 기본계획(MP) 재수립에 나선다지만 새만금을 RE100의 전초기지이자 이차전지 산업의 메카로 육성해야 한다는 방향에 대해서는 누구도 인정하고 있다.

방향이 정해졌다면 남은 과제는 속도이다. 기업 지원을 위한 새만금 주요 SOC 사업 확충과 'RE100산단' 조성, 이차전지의 메카 조성은 미룰 수 없는 국가적 중대 과제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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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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