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이 서울 마포을 지역구에 출마해 정청래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경쟁할 것"이라고 깜짝 발표를 하면서 해당 지역구 당협위원장인 김성동 전 의원이 강력 반발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놀랄만한 일꾼들을 서울의 동료시민들께 보여드리며 서울에서 흥미진진한 놀랄만한 선거를 하겠다. 마포에 온김에 하나만 더 말씀드리겠다. (비대위원인) 김경율 회계사가 이 지역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마포을 지역 현역 의원인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을 언급하며 "김경율 회계사는 진영과 무관하게 공정과 정의를 위해서 평생 싸워왔다. 약자가 억울한 일을 당한 곳에는 늘 김경율이 있었다. 그 김경율이 이 마포에서 정청래와 붙겠다고 나섰다"라며 "김경율과 정청래, 누가 진짜인가"라고 김경률 비상대책위원을 추켜세웠다. 한 위원장으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은 김경률 비대위원은 "낡은 시대와 이념을 청산하라는 요구가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라며 "찻잔이 식기 전에 돌아오겠다"고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의 대사를 인용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김경률 비대위원의 마포을 지역구 출마 발표 배경에 대해 "(김 비대위원의) 마음이 혹시 변할까봐 이 자리에서 말씀드렸다"며 "이런 분들을 더 많이 모셔서 서울 시민들의 선택을 받게 하겠다. 이러면 (선거) 진짜 해볼만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자리에 현재 마포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동 전 의원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김 전 의원은 한 위원장의 깜짝 발표에 당혹스러운 듯 "한동훈 각성하라"고 외치다가 제지당했다.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의원 측은 "전략공천이냐"고 항의했고, 행사장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10분 정도 소리를 지르며 항의하다가 신년인사회 중간에 행사장을 나왔다. 김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10년 간 민주당에 뺏긴 지역에서 묵묵히 지역을 위해 힘써온 사람의 노력이 물거품된 게 아닌가"라며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렇게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지금 이 상황에서 여러분들이 저라면 욕을 안 할 수 있나. 당황스럽다. 갑자기 그렇게 발표를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아무리 지역에서 당협위원장이 열심히 하면 뭐하나, 이렇게 할 거면. 그저 이렇게 양해해달라는 식에, 지도부에서 저렇게 말하는 건 정리하겠다는 말밖에 더 되나. 여기 더 이상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행사장을) 나온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15대 국회의장을 지낸 보수 정계의 원로 김수한 국민의힘 상임고문의 아들이다. 김 전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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