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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식품전문기자의 커피 이야기] ① 커피음용의 시작: 기능성에서 기호성을 거쳐 다시 기능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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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문상윤 식품전문기자의 커피 이야기] ① 커피음용의 시작: 기능성에서 기호성을 거쳐 다시 기능성으로

커피가 기호음료를 넘어설 수 있는 이유는 다양한 기능성 성분을 함유로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프레시안>은 지난해 '문상윤 식품전문기자의 건강한 음식이야기'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계절별로 유익한 음식을 소개했다. 문상윤 기자는 식품영양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식품전문기자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올해는 커피이야기와 각각의 질병에 적합한 식품을 주제로 연말까지 시리즈로 보도해 우리나라 커피산업을 이야기하고, 건강에 맞는 식품을 선택하는데 있어 독자와 시민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편집자

▲ 커피 한 잔에는 향, 맛을 내는 기호를 충족시켜 주는 성분 외에 항산화 기능을 하는 성분도 포함되어 있다. ⓒ프레시안(문상윤)

커피의 역사는 단순한 기호음료를 넘어서는 매우 다층적인 발전과정을 거쳐왔다. 커피 음용 초기에는 그 기능성 성분 때문에 약용음료로서 활용되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호음료로 자리 잡았다. 현재 커피는 이러한 기호성과 기능성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커피의 초기 음용

커피 음용의 시작은 기능성 성분에 초점을 맞춘 약용음료로서의 활용에서 비롯되었다.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 항산화 물질들은 초기에는 주로 의학적 목적으로 이용되었다.

고대 아랍에서는 커피를 집중력 향상과 피로 회복의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15세기 예멘의 수피(Sufi, 이슬람교의 한 신비주의적, 영적 분파로 수피즘(Sufism)이라고 불리는 이슬람 신비주의를 따르며, 이슬람의 깊은 영적 체험과 내적 깨달음을 추구한다)가 커피를 집중력 향상과 피로 회복의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때 커피는 에티오피아에서 예멘으로 상인들에 의해 전해졌으며 수피들은 밤샘 기도를 하는 동안 정신을 맑게 유지하기 위해 커피를 음용했고, 이 관행은 이슬람 세계의 여러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이러한 커피의 기능적 사용은 종교적 실천뿐만 아니라 사회적 함의도 갔고 있었다. 'qahveh khaneh'로 알려진 커피 하우스들이 중동 전역에 등장했는데, 이곳은 커피를 즐기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대화, 음악 감상, 체스 게임, 최신 소식을 접하는 등의 다양한 사회 활동을 위한 중심지 역할을 했다.

당시 이러한 커피 하우스들은 정보와 아이디어의 교환 장소로서 “현자들의 학교”라고도 불렸다.

기호음료로의 변화

17세기경 유럽에 커피가 소개되면서 커피는 점차 기호음료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는 커피의 맛과 향, 그리고 사교적인 측면이 중시되기 시작했다.

유럽의 커피하우스의 등장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는데 사람들은 커피하우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는 등의 사회적 활동을 즐겼다.

영국에서는 복원된 왕정 이후 커피하우스가 사회적 중심지로 부상했다. 이곳은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포용적이고 민주적인 분위기를 자랑했으며 커피하우스는 "페니 대학"이라 불리기도 했다. 이는 커피 한 잔의 가격인 1페니로 다양한 지적 토론에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이러한 공간은 1665년의 페스트와 1666년의 런던 대화재와 같은 주요 재난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유지했다.

기호음료로 발전한 커피는 무역과 식민주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유럽 열강들은 커피의 수익성을 인식하고 커피 생산 지역에 식민지를 설립했는데 특히 네덜란드는 성공적으로 식민지에서 커피 농장을 설립하고 커피 수출국 중 하나로 발전하게되었다.

글로벌 경제에서의 이러한 변화는 유럽 국가들이 새로운 무역로와 식민지를 지배하기 위한 식민주의를 확장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결과 커피산업의 양적 증대는 가져오게 되었지만, 식민지의 노동력 착취와 같은 문제점도 생겨났다.

지속적인 커피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18세기 말과 19세기 초에 커피하우스 문화는 쇠퇴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대중매체의 출현, 사회 규범의 변화, 레스토랑과 현대 카페의 등장 등 여러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

특히 신문의 접근성이 향상되면서 커피하우스가 정보의 주요 공급처로서의 역할이 감소했고, 산업화의 빠른 진행과 사회적 규범의 변화로 인해 공공 사회화의 역동성이 변하면서 커피하우스는 커피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사교의 공간인 카페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다시 기능성으로

최근의 연구들은 커피의 기능성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부 연구에서는 커피 섭취가 특정 건강 상태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연구 결과를 밝히고 있다.

이는 커피의 소비 추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단순히 맛과 향뿐만 아니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하여 커피를 선택하고 있다.

커피가 기호음료를 넘어설 수 있는 이유는 다양한 기능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에 여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인(Caffeine)은 커피에서 가장 잘 알려진 성분으로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으며 신체 대사율을 증가시켜 운동 효과를 높여준다. 또한 코스타 박사(João Costa)의 2010년 발표한 "카페인 노출과 파킨슨병 위험: 관찰 연구의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Caffeine exposure and the risk of Parkinson's diseas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observational studies)." 연구를 보면 카페인이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은 커피에 풍부한 강력한 항산화제로, 염증 감소 및 혈당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페놀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어, 여러 형태의 산화적 스트레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커피 특유의 향미에 기여하는 트리고넬린 (Trigonelline)은 신경 보호 효과가 있는데, 이 성분은 커피를 로스팅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며 항균 효과도 가지고 있다.

커피의 오일인 카페스톨(Cafestol)과 카웨올(Kahweol)은 디테르펜(Diterpenes)으로, 항염증 효과가 있다. 다만 이 디테르펜 성분은 체내 콜레스테 수치를 높일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러한 기능성 성분들은 커피의 종류, 원두의 종류, 로스팅 방법, 그리고 추출 방식에 따라 그 함량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커피를 선택할 때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커피 섭취가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불면증, 심장 박동의 불규칙, 불안감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적정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식약처에서는 카페인 하루 섭취권장량을 400㎎으로 권고하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의 부상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성장은 이러한 변화를 더욱 촉진하고 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는 특별한 맛과 향을 가진 고급 커피로,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향미를 지닌 커피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커피들은 전통적인 커피의 맛을 넘어서 개인의 취향과 건강에 맞는 맞춤형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스페셜티 커피는 단순하게 요약하면 특정지역에서 특정한 생장조건에 의해 생산된 커피를 말한다. 여기에 각 생산자들의 생산·가공 노하우가 담겨긴 고품질 커피인데, 보통의 스페셜티 커피는 약한 로스팅을 하여 개성적인 향미를 살리기 때문에 커피의 기능성 성분들도 강하게 로스팅하는 커피에 비해 함유량이 높다.

따라서 개성적인 향미의 커피를 추구하면서도 건강에 신경쓰는 요즘 소비자의 요구에 딱 맞춰진 커피라고 할 수 있다.

그때문인지 전세계적으로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해가고 있다.

커피의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에서 커피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서 문화적, 사회적, 그리고 건강적 측면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커피의 기능성과 기호성이 결합된 현재의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으로 보이며, 커피를 즐기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커피 문화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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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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