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채희숙 전북대병원 교수 '로봇 이용 미세봉합술'로 여성질환 수술 새 지평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채희숙 전북대병원 교수 '로봇 이용 미세봉합술'로 여성질환 수술 새 지평

전북대학병원이 가임기 여성에서 흔한 질병인 자궁내막증 치료를 위해 로봇복강경을 이용한 미세봉합술의 획기적인 수술방법을 적용해 수술 후 난소기능 저하와 같은 부작용을 해소하는 등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채희숙 전북대학병원 교수(산부인과)는 자궁내막종과 같은 난소 낭종을 제거한 후 출혈 부위를 로봇복강경을 통한 미세봉합술로 지혈하는 방식을 도입해 기존의 문제를 해소하고 많은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확보하는 등 국내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지금까지 가임기 여성의 난소 낭종 수술 방식은 개복, 복강경, 로봇복강경을 이용하여 낭종을 정상 난소 조직으로부터 벗겨내는 방식을 활용해왔다. 이때 난소의 낭종을 제거한 후 출혈 부위를 지혈하는 방식은 수술 후 정상 난소 조직의 기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희숙 전북대병원 교수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

낭종 제거 후 지혈하는 방식으로는 통상적으로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전기소작술로 노출된 혈관을 소작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생식 내분비' 관련 국제학술지(Fertility and Sterility·2012년) 발표 등에 따르면 복강경을 이용하여 난소의 자궁내막증을 제거한 후 전기소작술로 지혈한 경우 난소 기능은 회복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창 시에이치(Zhang CH) 등의 저자도 '대만(Taiwan) 산부인과 저널'에 전기소작술이 수술 후 난소 기능 손상 측면에서 다른 방법들에 비해서 가장 큰 것으로 보고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전기소작술과 단순 봉합법으로 최소한의 혈관만 소작한 후 난소를 피질을 포함하여 단순 봉합하는 방식인데, 이 또한 전기소작술에 비해 손상은 적지만 난소를 직접 봉합함으로 인한 난소 손상이 불가피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렇듯 기존의 방법들은 난소의 기능 저하를 초래한다는 학계와 의료현장의 보고가 많은 실정이다.

채 교수는 기존 방식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로봇으로 난소 기질만을 봉합하는 새로운 지혈방식, 즉 혈행성을 방해하지 않도록 정교하게 봉합하는 수술을 통해 난소 손상을 최소화하는 수술을 진행해 환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수술법은 노출된 혈관들을 꼼꼼히 봉합해야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 방식들에 비해 훨씬 정교함을 필요로 한다.

250건 수술 성공사례 속속 보고

채 교수는 로봇을 이용한 미세봉합술 수술을 약 250건 가량 시행했으며 현재까지 특별한 부작용은 전혀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희숙 전북대병원 교수 ⓒ프레시안

채 교수의 수술이 성공적인 사례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전북 고창에 사는 A 씨(39)는 전북대병원에서 최대 10cm 크기의 다발성 자궁근종과 좌측 난소의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았다. 당시 자궁내막증의 병기는 4단계로 중증에 해당했다.

채희숙 교수는 로봇 복강경으로 자궁근종 적출술과 좌측 난소 낭종 제거술을 했다. 그 결과 난소 기능의 척도를 나타내는 검사인 항뮬러관호르몬(AMH) 검사에서 수술 전에는 2.07이었으나 수술 후에는 2.02로 거의 변함이 없었다.

AMH 검사에서 수치가 거의 같았다는 말은 수술을 전후한 부작용이 거의 없었다는 뜻이다. A씨는 이후 시험관을 진행해 임신 40주에 제왕절개로 분만할 수 있었다.

수술 후 기능이 좋아진 사례도 보고됐다. 전북 전주에 사는 B 환자(43) 역시 최대 7cm 크기의 다발성 자궁근종과 양측 자궁내막종으로 로봇 복강경 수술을 했다. 그 역시 수술 당시 자궁내막증의 병기는 4단계로 중증이었다.

AMH 검사 상 수술 전은 1.02였지만 수술 후에는 1.85로 오히려 기능이 훨씬 좋아졌고, 앞으로 시험관 시술을 시행할 예정이다.

전북 삼례에 사는 C 환자(37)는 자궁근종과 중증의 자궁내막증으로 서울 5대 병원 중 한 곳에서 개복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전의 심한 통증이 지속되었고 이후 다시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종이 재발해 전북대병원을 찾았다.

이때 자궁내막증의 병기는 장과 자궁, 양측 난소가 광범위하게 유착된 4단계로 중증에 해당했다. 하지만 채 교수가 집도한 로봇 복강경 수술 덕분에 C 씨는 심했던 생리통이나 골반통이 사라졌다고 환하게 웃었다.

채 교수의 이런 로봇 복강경 수술방법은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기존의 연구 학술지 등에 보고되지 않은 획기적인 방법이어서 국내외 의료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임상실험 뒷받침되면 국제학회 제출 검토

현재 채 교수는 그동안 시행된 로봇복강경을 이용한 미세봉합술에 관련된 연구 논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논문은 올해 상반기 안에 완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새로운 획기적인 수술방법이어서 임상실험의 학술적 뒷받침이 완성될 경우 국제의료전문학회에 논문을 제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희숙 전북대병원 교수는 부작용이 없는 여성질환 수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프레시안

국내 의료계에서는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초혼연령이 증가해 가임 능력이 떨어지고 나이에 따라 근종과 자궁내막증 등 생식학적 문제들을 동반할 가능성이 높아 난임으로 고민하는 부부들을 위해 정부 차원의 불임수술 특화 대학병원 지정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방의 국립대병원 역량을 소위 서울의 '빅5 병원' 수준까지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지역 필수의료 중추를 담당하고 지역 환자가 서울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것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정부가 지방의 국립대병원을 핵심 거점병원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전북대병원을 불임수술의 국내 거점병원으로 키워나가는 방안을 고민해 볼 만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난임 환자 수는 지난 3년 동안 매년 5%씩 증가하고 있는 등 난임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전북대병원 '불임수술 거점병원' 육성 여론

일반적으로 여성 난소 기능은 만 25세부터 서서히 저하되며 35세가 넘어가면 더욱 빠른 속도로 난자의 수와 질이 떨어지게 된다. 난임은 개인 문제를 넘어 정신적인 고통과 일과 가정의 불균형, 가족 구성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개인을 넘어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특히 자궁내막증은 전체 여성의 10~15%가 발병할 정도로 가임기 여성에서 흔한 부인과적 질병으로, 자궁내막증을 가진 여성들의 30~50%가 불임으로 진단받는다는 점에서 자궁내막증과 불임의 긴밀한 연관성을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자궁내막증의 병소를 제거하고 유착 등으로 인한 뒤틀린 해부학적 구조를 유착을 박리해 정상구조로 만들어주는 획기적인 수술은 환자 개인이나 가족 구성원은 물론 인구절벽에 부딪혀 있는 국가적 과제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채희숙 교수는 "정부가 자궁내막증과 같은 가임기 여성에서 흔한 질환에 대한 로봇수술을 적극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의 국가적 당면 과제인 불임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맡은 소명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