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피의자의 당적 여부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론내렸다.
8일 부산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김모(60대) 씨의 당적을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
당초 경찰은 정당법상 비공개가 원칙이나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 여지가 있는지 검찰과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관련 법상 수사 과정에서 알게된 피의자의 당적 정보를 누설할 수 없다는 조항을 근거로 당적 공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김 씨에 대한 수사도 막바지 단계에 들어갔다. 김 씨가 범행 전날 이동하는 과정에서 두차례 승용차를 얻어 타고 갔던 정황이 드러났다. 김 씨가 승용차를 얻어 타고간 구간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양산 평산마을까지, 부산 가덕도에서 경남 진해에 소재한 숙소까지다. 경찰은 김 씨를 태워준 차주 2명을 비롯해 다수의 인물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했지만 차주가 공범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또한 김 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지난해 4월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등산용 칼을 구입해 자루를 빼낸 뒤 날을 날카롭게 갈아 범행에 용이하도록 개조했다"며 "충남 아산에서 부산으로 올때까지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경찰은 김 씨가 범죄 실행후 '남기는말'을 우편으로 발송해주기로 약속했던 조력자 70대 남성을 방조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김 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이 대표를 왜 공격 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경찰에 8쪽짜리 '변명문(남기는말)'을 제출했다. 그것을 참고하면 된다"라고 답했다. 현재 체포된 남성은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력자로 추정되는 남성을 상대로 실제 문건을 소지했는지, 누구에게 발송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범행 직후 현행범 체포된 김 씨가 당적을 보유한 이력이 있는지 조사를 마쳤다.
지난 3일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았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중앙당에서 김 씨의 과거·현재 당적을 파악했다. 경찰은 이번주 최종 수사 결과 발표에서 김 씨의 당적을 제외한 범행 동기와 공범 여부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답법 관련 조항이 사문화됐고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김 씨의 당적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당적은 정치적 동기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다"며 "경찰의 소극적 행태가 또다른 논란과 혼란을 부를 수 있음을 유념하고 그 어떤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정당 가입 여부 등을 두고 양극단의 혐오 정치로 몰아가려는 불필요한 논쟁은 지금 상황에 어떤 도움도 될 수 없다"며 여야 모두 적대적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복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과거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에 가입했다가 2020년쯤 탈당했고 지난해 민주당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당적을 놓고 당분간 정치적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찰은 오는 9일 신상정보 공개위원회를 열어 김 씨의 얼굴, 이름, 나이 등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김 씨의 구속 기간 만료일인 11일 전까지 추가 조사를 진행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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