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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부산에 공을 들이고도 뺨 맞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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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부산에 공을 들이고도 뺨 맞는 이유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부산민심'에 연일 두들겨 맞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지난 7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피습 이후 헬기를 타고 서울에 가 치료를 받은 것에 대해 비판 성명서를 내서 "민주당의 '부산 홀대'와 ‘내로남불’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면서 철저한 수사도 촉구했다.

환자 상태가 위중했다면 지역 상급병원인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는 일반적인 '룰' 이라는 것이다.

부산시의사회도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심각한 응급상황이 아니었는데도 119 헬기를 전용한 것은 그 시간대에 헬기 이송이 꼭 필요한 환자들의 사용 기회를 강탈한 것"이라면서 "과연 대한민국 그 누가, 자신이 원한다고 지역에서 119 헬기를 타고 자신들이 원하는 상급 종합병원으로 갈 수 있겠냐며 전형적인 내로남불 행태"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공교롭게도 이재명 대표가 피습 당한 곳은 '민주당의 험지'로 불리는 부산이다. 이 대표는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직후인 지난해 12월에 이어 새해 연초인 지난 2일에도 부산을 찾았다.

총선을 앞두고 그만큼 ‘부산민심’에 공을 들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일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가덕도공항 예정지를 찾아 "가덕도 신공항 문제는 역대 정부에서 힘을 기울여 오던 사업이기 때문에 지연되거나 축소되거나 또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총력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부산 시민들께서 부산 엑스포 실패 때문에 많은 상실감을 갖고 계시는데 그게 가덕 신공항을 지연시키는 이유가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특히 "지방소멸 문제는 대한민국의 생존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각별하게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며 "가덕 신공항이 그 징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직후인 지난해 12월 13일에도 부산을 찾았었다.

그는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엑스포 유치 실패 후 부산의 각종 기반 시설 확보 사업도 혹시 중단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걱정했고 한 술 더 떠서 "윤석열 정부가 가덕도 신공항 사업마저 국내 공항정도로 대폭 축소해 땜질하려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고 (각종 현안 사업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지역 발전을 위한 그 이상의 재정적 투자와 정책적 집중이 필요하다"며 "민주당이 더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이재명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부산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표하고 있는데 이 대표가 피습 당한 이후에도 위로받기는 커녕 오히려 '부산홀대'라는 공격을 받고 있다.

더구나 민주당이 더욱 애착을 갖는 '가덕도신공항'에 대해서 이제는 전혀 다른 말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조선일보는 8일자 '가덕도 신공항 유감'이라는 제목의 오피니언 칼럼에서 "가덕도신공항은 정치 공항으로 급발진‘한 것으로 정치셈법으로는 공항 추진이 유리했겠지만 나라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부산항을 중심에 놓고 원대하면서도 치밀한 해양전략을 세우는 것이 우선였다"고 지적했다.

이 칼럼은 한발 더 나아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가덕도 공항을 백지화하거나 김해공항으로 결정했는데 민주당은 ’노무현 공항‘ ’문재인 공항‘처럼 자랑했었다"면서 "그렇지만 지난 20년간 부산 출신 대통령이 둘이나 나왔으면서도 성장 일로를 걸은 싱가포르와 정반대로 부산이 성장 동력을 잃어온 이유를 알 것 같다"면서 민주당 출신 역대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한 마디로 부산항을 중심에 놓고 치밀한 해양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민주당 정치인들이 '가덕도에 공항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부산은 발전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는 지적이다.

칼럼은 중간 부분에 "가덕도신공항은 부산 경남 지역의 숙원사업으로 여야 가리지 않고 약속한 정치 블랙홀이 됐으며, 엑스포 유치 실패에도 윤석열 대통령도 2029년 조기 완공을 약속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칼럼의 내용대로라면 역대 민주당 정권이나 지금의 윤석열 정부 모두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부산발전의 핵심을 잘못 짚은 셈이다.

물론 이같은 내용의 칼럼이 2030 엑스포 개최도시 결정 이전에 나왔다라면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진정성을 더 느낄 수 있었겠지만, 컬럼의 '말미'에서 언급한 것처럼 "천문학적인 세금을 들여 2029년 가덕도공항의 조기 개항에 집착하지 말고 환경과 안전을 감안"해 찬찬히 다시 살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은 마찬가지다.

프레시안은 지난해 8월 새만금에서 치러진 잼버리 대회 이후 '57회'에 이르는 '새만금잼버리 기획 리포트'를 통해 지역균형개발을 위한 대규모 국책사업이 정치와 만나면 어떻게 변질되는지를 짚어 봤다.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여야가 뒤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은 '국책사업을 빌미로 유권자를 길들이는 행태'와 '국토균형개발사업이 정치와 마주치면 한낱 정쟁꺼리로 추락'하는 모습들 였다.

공을 들이고도 뺨을 맞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이제라도 여야 정치권은 심사숙고하기를 바랄 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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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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