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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열상(裂傷)과 자상(刺傷)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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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열상(裂傷)과 자상(刺傷) 유감

우리말이 참 어려운가 보다. 오늘은 열상(裂傷)과 자상(刺傷)을 가지고 말이 참 많다. 한국 정치사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발생한 것은 이틀 전이다. 야당의 대표가 이동하고 있는데, 가까운 사람인 척하고 접근하여 뭔가로 목을 찌르는 장면이 방송을 탔다. 박근혜 전)대통령도 테러를 당했고, 그 외에도 몇 명의 유명 인사가 선거철이면 흉기에 찔리는 피해를 입었다. 아직도 정치는 후진국이 맞는 것 같다. 아무리 상대 후보가 밉다고 해서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것은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막장 드라마이다.

예전의 테러에 비해 이번에는 참으로 말이 많다. 부산대학교 병원에서도 할 말이 많고 서울대학교 병원 등등 할 말이 많을 텐데, 모두 조심하고 있는 눈치가 보인다. 어떤 신문에는 열상이라고 나오고, 어떤 신문에는 자상이라고 나온다. 처음에는 열상이라는 표현이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 방문 도중 지지자로 위장한 신원 미상의 남성이 휘두르는 흉기에 습격당했다. 흉기에 찔린 이 대표는 목 부위에 1㎝가량 크기의 열상을 입었으며, 출혈이 심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아시아경제. 입력2024.01.02. 15:44)

<속보> 이재명 목부위 1cm열상.. 1cm(Note판 2024.01.02. 11:11)

서울대병원 "이재명 1.4㎝ 자상…속목정맥 60% 잘렸다"(상보)

(뉴스1 이기범 기자 장성희 기자입력 2024. 1. 4. 11:56 수정 2024. 1. 4. 15:02)

서울대병원 "이재명, 1.4cm 자상, 혈관 9㎜ 봉합…동맥·기도 손상 없다"

(MBN 김지영입력 2024. 1. 4. 12:21수정 2024. 1. 4. 14:24)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처음에는 ‘열상’이라고 주로 보도했다가 무슨 일인지 ‘자상’으로 바꾸어 보도하기 시작했다. 1월 2일에 나온 것은 열상이고, 1월 4일에는 자상으로 바뀐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처음 보았을 때는 긁인 것처럼 ‘가벼운 긁힘’으로 판단한 것이고, 1월 4일에는 ‘칼에 찔린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 열상과 자상의 정확한 의미를 보자.

열상(裂傷) : 1.피부가 찢어져서 생긴 상처,

2.뜨거운 불이나 물에 의해 데인 상처

자상(刺傷) : 1.칼처럼 끝이 뽀족하고 날카로운 기구에 찔린 상처

2. 찔러서 상처를 입힘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칼에 찔렸다면 ‘자상(刺傷)’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다만 처음에 어떻게 칼에 찔린 것을 긁히거나 조금 찢어진 것으로 보아 열상이라고 하였는지 의문이 갈 수는 있다. 처음에 확인한 사람인 누구인지, 아니면 처음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의사가 판단한 자료가 있을 것인데, 아무런 근거 없이 ‘카더라통신’을 인용해서 함부로 보도하는 자세는 옳지 않다고 본다. 지나치게 유언비어나 확실하지 않은 근거로 잘못된 소식을 전하는 자세는 없어져야 한다.

언어는 사람의 입을 거치면 확대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정확한 의미를 알고, 바르게 전달하는 것이 기자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여기저기 말로만 ‘카더라’하지 말고 최초의 검진의사의 기록을 살펴보고 전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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