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전북의 막강 '그레이 파워'에 현역교체 여론 어떻게 작동할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전북의 막강 '그레이 파워'에 현역교체 여론 어떻게 작동할까?

[지방선거 오디세이 26] 민주 텃밭의 3대 관전 포인트

2024년 ‘청룡의 해’가 솟구치며 4월 10일 제22대 총선 승리를 향한 전북 예비후보들의 100일 전쟁이 본격 점화됐다.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라는 점 외에 전북특별자치도 출범과 맞물려 향후 4년뿐만 아니라 40년 운명의 초석을 놓을 새로운 정치 리더를 선출한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사활을 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선거구 획정부터 오리무중이고 신당 창당과 프레임 전쟁 등 여러 변수와 이슈들이 뒤엉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이 이어지고 있다.

▲22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새해 벽두부터 민심사냥에 예비후보들이 적극 나섰다. ⓒ연합뉴스

2024년 '전북 총선대첩'의 3대 관전 포인트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혼란과 무질서의 선거 국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첫 번째 포인트-'그레이 파워'의 선택

더불어민주당 안방인 전북의 선거판을 정확히 읽으려면 65세 이상 노년층 표심을 살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경선의 여론을 좌우하는 권리당원 비중도 높은 데다 저출산·고령화의 진전으로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파워도 갈수록 막강해지는 까닭이다.

올해는 전북의 65세 이상 노년층이 2030세대를 훌쩍 뛰어넘는 등 유권자 역전현상이 발생한 첫 총선이 될 전망이어서 '그레이 파워'가 판세를 뒤흔들 전망이다. 전북의 예비후보들도 인구구조 변화가 본선은 물론 예선전인 경선의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전북의 65세 이상 노년층 인구는 지난해 11월말 기준 총 42만2000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24.0%를 차지했다. 반면에 2030세대의 청년 유권자 수는 36만4800명으로 전체의 20.8%에 그쳤다.

지난 21대 총선 직전인 2019년 말에는 노년층 유권자가 37만600명이었고 청년층은 41만1800명이었으니 노년층과 청년층의 역전현상이 뚜렷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연령층이 높을수록 보수 성향이 짙지만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60년대생의 '86세대'는 딱히 그렇지도 않다.

특히 전북에서는 진보색이 강하면서도 정책 등 사안에 따라서는 중도보수 성향을 보이는 등 연령만으로는 민주당 예비후보의 유불리를 재단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선거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전주시을 등 쟁쟁한 후보들이 경쟁에 나선 이른바 '슈퍼 선거구'는 물론 도농복합 선거구나 농촌 선거구의 경우 '그레이 파워'를 누가 선점하느냐가 중대 관건으로 등장하고 있다.

두 번째 포인트-현역 물갈이 여론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선거 때마다 나오는 단골 메뉴이다. 표심의 변화가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의 최대 상수이라면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안방의 중앙당 의지는 인위적인 변수라 할 수 있다.

총선을 90여일 앞둔 시점에서 급변하는 민심을 제대로 읽을 수도 없지만 민주당 차원의 공천도 본격화하지 않아 자연스러운 교체와 인위적인 물갈이 폭을 예단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다.

다만 잼버리 파행과 새만금 예산 삭감 후 '반토막 복구' 등이 악재로 작용해 현역 물갈이 여론은 이전 선거 때보다 강하게 일고 있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전북의 현역 의원 교체 여론이 60%를 넘어섰다는 조사도 나왔다.

▲성난 민심의 자연스런 물갈이와 중앙당 차원의 쇄신공천이 진행될 경우 올 4월 총선의 현역 물갈이 폭은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TV

<전북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 동안 전북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현역 의원에 대한 교체여론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0%가 현역 의원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2일 보도했다. 조사방법은 면접원에 의한 전화면접 조사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전북일보>는 지난해 5월에 같은 조사기관에 같은 조사방법으로 실시한 여론조사(5월25~26일)의 현역교체 응답비율(55.0%)에 비해 반년새 6%포인트가 상승한 수치라고 분석했다.

통상 여론조사의 70%가량이 실제 투표에 반영된다고 볼 때 10명의 현역 의원이 있는 전북에서 최소 4명 정도는 물갈이해야 한다는 분석이 가능한 셈이다.

성난 민심의 자연스런 물갈이와 중앙당 차원의 쇄신공천이 진행될 경우 올 4월 총선의 현역 물갈이 폭은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막판 스퍼트가 중요한 장거리 경주에서 우위를 점한다 해도 현역 의원이 총선 레이스의 퇴장 경고를 피하려면 3개의 ‘허들’을 넘어야 한다. 하위 20%를 선정하는 선출직(현역) 평가와 중앙당 차원의 정무적 판단, 공천관리위원회의 경쟁력 분석 등이 바로 그것이다.

누가 이런 3중 장치를 통과하고 여의도 직행의 공천 티켓을 손에 쥘 수 있을지 흥미로운 포인트 중에 하나이다.

세 번째 포인트- 중진 귀환론의 강도

전국적인 선거는 혁신과 쇄신 경쟁으로 치닫고 있지만 민주당 안방인 호남은 중진들의 귀환 바람이 일고 있다. 초·재선으로 구성된 전북 정치권의 나약한 모습이 빌미가 됐지만 정부여당의 새만금 예산 삭감이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4선의 정동영 전 의원이 새해 업무 첫날인 2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정치적 탯줄을 묻은 전북 전주병 출마를 선언했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2일 오전 전북도의회에서 출마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

호남 중진 귀환의 중심에 있는 정동영 전 의원은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민주당 초·재선의원들의 무기력함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북 정치권은 각자도생, 각자약진, 모래알로 힘이 약한 상황에서 팀장이 없는 데 자신이 맡아보겠다는 의지이다.

3선의 유성엽 전 국회 교문위원장도 정읍고창 지역구에서 야전텐트를 치고 권토중래의 길을 걷고 있으며, 역시 3선 출신의 이춘석 전 의원은 익산갑에서 밥값 공약을 발표하며 표밭을 누비고 있다.

3선의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도 1월11일 공직 사퇴 시한을 앞두고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중진들의 복귀에 민심과 당심이 마냥 환영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역과 정치신인들의 반발이 거세고 전국적인 선거 판세도 혁신과 쇄신이 큰 줄기를 이루고 있어 민주당내 경선의 당심과 민심이 어떻게 작용할지 아직은 미지수이다.

실제로 남원임실순창의 이강래 전 의원이 예비후보 등록까지 마친 상태에서 여론이 생각보다 나오지 않자 길을 멈추는 등 '중진귀환론'에 명암이 교차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중진들이 과연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민심에 다가가느냐에 따라 미풍이 될 수도, 태풍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단순히 권력과 금배지만 쫓는다면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지 않는 과욕으로 비칠 수 있어 민심도 호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이 각종 경제지표에서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게 된 배경에는 기득권을 누렸던 기성 정치권의 책임이 더 클 수 있는 만큼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민심을 받들어야 할 것이라는 여론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