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공천심사가 결국 파행을 맞게 됐다. 3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를 놓고 공천심사위원회와 지도부가 진통을 겪다 결국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이 29일 '심사 중단'을 선언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두 가지다. 강철규 위원장은 "공심위 내부 논의가 최고위원회 의결도 이뤄지기 전에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은 문제가 있으며, 오늘 예정됐던 기자 간담회가 최고위원회에서 사전 설명 없이 취소된 것은 공당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백원우 공심위 간사가 전했다.
강 위원장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마음의 평정심을 찾을 필요가 있으니 시간을 두자"며 심사 중단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호남 지역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 심사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강 위원장의 이같은 선언으로 모든 심사 일정은 잠정 중단됐다. 한 대표는 강 위원장의 이같은 의사를 백원우 간사를 통해 전달 받고 "난감해 했다"고 백 간사가 설명했다.
조국 "무죄추정은 법정에서 할 말이지 공천과정에서 할 말 아냐"
민주통합당의 공심위는 앞서 1차와 2차 공천결과를 발표한 뒤 거센 여론의 폭풍을 맞았다. 특히 친야권 성향의 인사들이 잇따라 민주통합당의 공천결과에 실망감을 토로했다.
최근 트위터를 재개한 조국 서울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한명숙 대표가 표적수사의 희생자로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야권 정치인 중 기소되거나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 모두가 억울한 희생자는 아니다"라며 임종석 사무총장 등에 대한 공천을 비판했다.
조 교수는 "최종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이라는 것은 법정에서 할 말이지 공천과정에서 할 말은 아니"라며 "정체성 없는 '철새' 또는 뇌물, 공천헌금 등 비리관련자가 기어코 공천된다면 주권자는 낙선운동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은 당 지도부에서조차 공심위의 심사 결과에 불만이 쏟아진 것이다. 이인영 최고위원 등은 공개회의에서 "국민들은 국민공천이 사무실공천이 되고 있고 혁신 공천이 기득권 공천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이런 비판은 공심위에도 있다"며 작심한 듯 비판했다. 일부 언론이 3차 공천결과를 사전에 입수해 보도한 것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 당 지도부와의 갈등이 강철규 위원장을 '뿔나게' 한 셈이다.
실제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강철규 위원장의 기자 간담회는 최고위에서 논란이 이어지면서 1시간 가까이 지연되다 취소됐다. 최고위의 논쟁은 일부 호남 중진들의 공천 탈락이 핵심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논쟁 끝에 공심위에서 최고위에 의결을 요구한 지역구 40여 곳 중 절반 가까이가 이날 발표되지 못하고 유보됐다.
당 밖에서는 '공천심사가 너무 안일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당 내부에서는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공천심사에 대해 불만이 쏟아지자 안팎으로 코너에 몰린 강 위원장이 '파업'이라는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백원우 간사는 "언제 심사가 재개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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