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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6일 일하고 그날 일상을 보내고 있었던 것 뿐"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의지를 다지며] 故 김의현 씨 어머니 김호경 씨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국회의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의지를 다지며 고인이 된 가족들에게 쓴 편지를 공개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시민대책회의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 분향소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다짐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 본회의 신속통과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고(故) 김용건 씨 어머니 간덕임 씨와 고(故) 채현인 씨 어머니 강현순 씨, 고(故) 김의현 씨 어머니 김호경 씨가 각각 편지를 낭독했다.

다음은 유가족들의 편지 전문이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을 찾았다 끝내 돌아오지 못한 코로나19 진료소 방사선사 김의현 씨의 어머니 김호경 씨 편지다.

▲ 2022년 10월 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현장. ⓒ연합뉴스

의현아

오늘도 새벽 5시 55분 알림이 울린다. 불빛이 새어나오는 방문 앞에서 엄마는 방문을 열지 못하네.

아들 김의현! 하고 부르면 씨익 웃던 너의 모습, 너의 방문 앞, 엘리베이터 앞, 아파트 정자에서 순간 나타날 것 같아 한참을 머뭇거린다.

의현아,

1년이 훌쩍 지나도 무엇하나 해결되지도 않았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구나. 그날의 진실과 너의 억울함, 누구에게 호소해도 다들 아무일 없다는 듯 자리를 지키고 있고, 빨리 잊혀지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워.

하지만 엄마는 포기하지 않을거야.

너의 꿈과 미래가 하루 아침에 사라진 이유를 엄마는 알지 못했거든.

의현아,

네가 그 곳에 간 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야.

네가 돌아오지 못한 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야.

너는 일주일에 6일을 일하고 그날 일상을 보내고 있었던 것 뿐이야.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지 못한 국가의 부재가 잘못인거야.

의현아,

다시는 엄마와 같은 아픔을 겪는 이들이 없게, 운이 좋아 살아가는 것이 아닌 안전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다른이들을 위해서 그 날의 진상규명과 재난방지 대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엄마는 158명의 가족들과 끝까지 함께 할거야.

의현아,

엄마를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해하고 있지마. 너는 낯선이의 도와달라는 울부지지음에 손내밀었던 의롭고 바르게 살았던 멋진 청년이었어.

아들, 평안하고 고통없는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다가 우리 서로에게 미안해하지 말고 웃으면서 만나자.

사랑해 아들,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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