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 섬멸을 목표로 군사 작전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힌 가운데,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의 인질 가족들이 즉각적인 귀환을 추진하라고 항의했다.
26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네타냐후 총리가 25일 의회 연설을 통해 하마스와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말하자 인질의 가족들이 "지금 당장!"을 외치며 총리 말을 가로막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며 이것이 인질 석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80일 만에 사랑하는 이들의 귀환을 기다려온 가족들은 총리에게 야유를 보냈다"며 전쟁이 지속되어 인질들의 귀환이 지연되는 데 대한 불만을 표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후 이들은 전쟁 내각 회의 전에 텔아비브 중심부에 있는 국방부 근처에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인질들을 풀어달라!'라고 요구하는 포스터를 들고 모였다"며 "야당인 예쉬 아티드(Yesh Atid)당의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이스라엘이 지금 인질들을 데려와야 한다고 말하며 인질의 가족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는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군사적 압박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100명 이상의 인질을 석방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고, 모든 인질을 석방하는 데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인질 가족들의 외침을 들었음에도 "승리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아미르 바람 이스라엘방위군(IDF) 부참모총장과 함께 가자지구 북부를 찾아 군사 작전 중인 261여단을 비롯해 군부대의 브리핑을 청취했다. 그는 "전쟁은 끝까지, 우리가 완수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이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무장정파 하마스의 섬멸과 가자지구의 비무장화, 팔레스타인의 급진주의 포기 등이 있어야 평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크리스마스 기간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가디언>은 가자지구 보건 당국을 인용, 이스라엘이 25일 마가지 난민캠프 주택가를 공습해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문은 "26일 새벽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가자지구 남부 최대 의료시설인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 인근에서 여러 차례 공습을 받았다고 밝혔다"며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은 이스라엘이 칸 유니스의 알 아말 인근 주택을 공습해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이날까지 팔레스타인인 2만 674명이 사망하고 5만 4536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군인들의 희생도 늘어나고 있다. 신문은 25일 이스라엘군 병사 2명이 추가로 사망해 총 사망자가 156명으로 늘어났다며 "(가자지구에서) 지상작전으로 인한 이스라엘 병사들의 사망자 수 증가로 전쟁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전쟁 재원도 적잖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 재무부가 이 전쟁이 오는 2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4년 기존 예산에서 최소 140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신문은 이집트가 '적대행위 중단과 이스라엘 인질 석방 →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 여자 군인 교환 석방 → 이스라엘 철수 및 이스라엘 남자 군인 석방'을 골자로 하는 3단계 계획을 제안했으나 25일 밤 하마스 측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경우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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