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오 후보자 일가의 세금 체납 의혹, 배우자인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민간인 사찰 관련 이력 등 도덕성 이슈에 질의가 집중됐다. 또한 외교관 출신인 후보자의 '전문성 논란'과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책임론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외교부 차관까지 하신 고위공무원이 어떻게 세금을 체납할 수 있냐"며 "세금을 체납하는 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편이나 본인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자는 중기부 장관으로 내정된 뒤 세금을 지각 납부하고, 배우자의 아파트 지분이 압류되는 등 세금 체납이 도를 지나쳤다는 비판이 나왔다. 2022년도 종합소득세 납부 기한은 지난 5월말까지였다. 하지만 오 후보자는 장관으로 내정된 다음날인 12월 5~6일 2022년도분 종합소득세 약 22만원을 납부했다. 6개월여 정도가 늦은 '지각 납부'였다.
또한 국회에 제출된 오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 등을 살펴보면 은평세무서는 2021년 8월 오 후보자와 남편 공동명의의 서울 은평구 아파트와 관련 남편 장모씨의 아파트 지분에 대해 압류 설정을 했다. 해당 압류는 지난해 2월 해제됐다.
오 후보자는 중기부 장관으로 내정된 뒤 종합소득세를 지각 납부한 점에는 "잘못했다"고 인정했다. 배우자의 아파트 지분 압류 부분에 대해서는 "배우자가 공직을 그만둘 때 받은 명예 수당과 퇴직수당을 일괄적으로 환수해야 하는데 규모가 커서 분할 납부하기로 했고, 납부 기간 법에 따라 가압류가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 후보자의 배우자인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관련 지적도 이어졌다. 장 전 비서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민간인 사찰 폭로를 막기 위해 국정원 특수활동비 5000만 원의 전용을 지시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특별사면을 통해 복권됐다.
민주당 김성환 의원은 "30년 넘도록 외교부에 있었던 분이 생뚱맞게 중기부 장관으로 온 것이 굉장히 의아하다"며 "유일하게 맞춰지는 퍼즐이 하나 있는데 배우자"라고 오 후보자 발탁에 배우자인 장 전 비서관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권력형 비리 사범임에도 불구하고 복권됐다"며 "복권 후에 전문건설공제조합 상임감사로 연봉 3억 원을 받고 있는데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오 후보자는 "배우자 관련 사항에 대해서 특별하게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변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오 후보자의 아들 부부가 서울시 마포구의 한 빌라와, 은평구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며 아들의 주택자금 경로를 추궁했다. 그는 "28세에 10억 원의 현금이 필요한데 도대체 돈이 어디서 나왔나. 로또 맞았냐"며 "여기에 관한 어떠한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왜 세금을 안내서 은평구에서 가압류까지 받고 아들의 현금 10억 출처는 제출하지 않았냐"고 반문하며 "이상한 패밀리"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자는 "마포구 빌라는 며느리가 소유해온 것이고 은평구 아파트는 대기업에 근무하는 아들 내외의 신용으로 대출을 받은 것이지 증여해준 것은 없다"며 "저희 재산 규모상 4억 원을 빌려줄 수가 없다"고도 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배우자가 보유한 비상장 중소기업 주식이 이해충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오 후보자의 배우자가 보유한 '하은이노시스템' 주식 4만8000주가 이해출동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해결방안이 있냐고 묻자, 오 후보자는 "그 부분은 백지신탁제도를 통해 (해결을) 진행하겠다"며 "이해충돌 여지를 바로 차단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외교관 경력만 35년에 '전문성' 비판…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책임론도
후보자의 과거 이력이 중소벤처기업이나 소상공인 관련 경험이 전무하다는 사실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홍정민 의원은 "후보자는 외무고시 출신으로 35년간 외교관으로 활동했다"며 "중기부와는 아무런 연결고리도 전문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많은 중소벤처기업계 전문가를 제쳐놓고 오 후보자를 중기부 장관으로 임명한 것은 도를 넘은 것"이라며 "낙하산도 펼쳐줄만한 사람에게 펼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일영 의원도 "전문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해외 외교관 경력이 35년이라는데 오히려 외교부 장관으로 가야 하지 않냐"며 "내년 중소기업 전망에서 내수가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로 꼽히는데 외교부 경력을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오 후보자는 "저의 전문성에 대해 여러 가지 우려가 있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일정 부분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방어했다.
야당 의원들은 오 후보자가 부산 엑스포 유치를 담당했던 외교부 2차관 출신임을 지적하며 후보직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와 관련해 "노력했는데 뚜껑을 열어 보니 29표면 무능함을 인정"하는 것이고 "예상했는데도 그렇게 얘기했으며 사기를 친 것"이라며 질책했다.
이장섭 의원은 "엑스포 유치 책임 차관으로서 마지막까지 될 거라고 생각했나. 언제쯤에 '이거 우리가 안 되겠다'라고 생각한 시점이 언제쯤 되나"라고 따져 물었다.
오 후보자는 "1차 투표에서 2등을 한 뒤 2차 투표에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막판에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리 우호국에 대규모 공세를 펼쳤다"고 해명했다.
이어 오 후보자는 "생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와 국민들께 실망감을 드린데 대해 엑스포 유치 업무를 함께 해온 사람의 한 사람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송구한 마음도 가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오 후보자는 중소기업 현안과 관련해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을 2년 유예해야 한다는 재계 주장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는 "근로자의 신체와 건강을 보호하는 입법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50인 미만 기업이 아직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확인했다"고 했다.이어 "2년의 유예기간이 부여된다면 정비가 되어서 중대재해처벌법의 원래 목적을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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