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대표를 만나 "야당의 물줄기들로 큰 흐름을 만들 수 있도록 대표께서 더 노력해달라"며 신당 창당을 준비중인 이낙연 전 총리를 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전 총리는 18일 용산 CGV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길위에 김대중> 시사회 행사에서 이 대표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그동안의 역사를 더 큰 물줄기로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낙연 전 총리를 포용해야 한다는 취지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당연히 그리 봐야 되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김 전 총리는 "저희가 오늘 깊은 이야기는 못 하겠지만 이 대표가 고생하는 것과 당을 위해 늘 큰 폭의 행보를 해달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큰 폭의 행보가 단합을 의미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연히 그래야 되겠죠"라며 "보시다시피 얼마나 어렵게 만들어진 정치적 흐름이냐"고 반문했다.
김 전 총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을 다룬 영화 내용을 언급하며 "한 지도자의 철학과 비전, 그리고 그 분의 의지가 얼마나 많은 역사의 큰 물줄기를 끌고 왔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 대한민국 정치인들께서도 저런 무거운 짐을 기꺼이 질 각오를 하셔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개척해온 민주주의의 길을 존경하는 김부겸 총리와 함께 잘 지켜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와 민생 경제의 후퇴를 막는 것"이라며 "백지장도 맞들어야 하는 상황이라서 모두가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부겸·정세균 전 총리와의 연쇄 회동을 추진하는 등 통합 행보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신인 두 전직 총리에게 당 상황에 대한 조언을 구하겠다는 취지지만, 신당 창당 의지를 밝힌 이낙연 전 대표의 공세에 직면한 상황에서 당내 분열을 봉합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오는 20일에 김부겸 전 총리를, 28일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각각 만나기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지난 17일 "최종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당의 단합을 위해 원로분들이(좋은) 말씀을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같은 시사회에 이낙연 전 대표도 초청됐지만, 개인 일정으로 저녁 시간대의 시사회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이른바 '명낙 회동'은 불발됐다.
이날 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 모인인 '원칙과 상식'은 "이낙연 신당을 막는 가장 확실한 길은 연서명 압박이 아니고 통합비대위로의 전환"이라며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원칙과상식 소속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를 향해 "당의 분열을 막고 총선에서 승리하기를 원한다면 당대표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선당후사를 결단해달라"며 "통합비대위만이 가장 확실한 통합과 전진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반대하는 연판장을 돌리고 있는 데 대해 "한 사람의 목소리를 짓누르기에 여념 없는 모습이 착잡하다"면서 "거칠게 비난만 하면 분열은 기정사실화되고 반성이 없는 통합 요구가 당을 더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송영길·추미애 전 대표와 조국 전 장관도 신당을 말하고 있지만 당내 그 누구도 이낙연 신당설처럼 비난하고 연서명하지 않았다"며 "누가 하면 착한 신당이고 누가 하면 분열이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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