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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기시다, 지지율 10%대…09년 정권 내줬을 때 이후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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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기시다, 지지율 10%대…09년 정권 내줬을 때 이후 최저치

각료들 비자금 조성에 뿔난 민심…내각 반대도 58%로 자민당 정권 복귀 이후 최고치 찍어

기시다 후미오 (岸田文雄) 일본 총리를 중심으로 한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10% 대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9년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됐을 당시 아소 내각의 지지율 이후 최저치다.

14일 일본 <지지통신>은 지난 8~11일 전국 18세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2월 여론조사 결과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지난달 대비 4.2% 포인트 감소한 17.1%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 지지율이 2012년 12월 민주당에서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으로 정권이 복귀된 이후 최저치이며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1955년 이후 계속 정권을 잡았던 자유민주당이 처음으로 선거에서 민주당에 패배하며 정권을 내줬던 2009년 9월 당시 아소 내각의 1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내각 지지율이 정권 유지의 '위험 수위'로 여겨지는 20%대 이하가 나온 것은 5개월 연속"이고 "정권 복귀 (2012년) 후 최저치 갱신은 3개월 연속"이라며 내각이 상당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내각에 반대한다는 응답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신은 이번 조사에서 내각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58.2%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달에 비해 4.9% 포인트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반대 비율이 50%를 웃도는 것은 두 달 연속으로, 이 역시 자민당의 정권 복귀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보도했다.

자민당 정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 중이다. 통신은 이 또한 정권 복귀 이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대비 0.8% 줄어든 18.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민당 정당 지지율은 두 달 연속 20%를 채 넘지 못하고 있다.

기시다 내각과 자민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이유로 아베파 의원들이 정치자금 모금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준비하면서 이른바 '파티권'을 할당량 이상 판매한 소속 의원들에게 초과 금액을 넘겨줬는데, 이를 개별 의원의 회계 처리나 계파의 정치자금 보고서에 반영하지 않아 비자금으로 사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비자금으로 조성한 금액이 약 5억 엔 (한화 약 45억 원)에 달하면서 비난이 쏟아졌고 이에 기시다 총리는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스즈키 준지 총무상, 미야시타 이치로 농림수산상 등 4명의 아베파 각료를 경질했다.

그런데 기시다 총리가 회장으로 있는 자민당 내 파벌인 '기시다파' 역시 2018~2020년 3년 동안 약 2000만 엔 (약 1억 8000만 원) 규모의 파티 수입 일부를 정치자금 보고서에 기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시다 총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에 여론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통신은 파티권 수입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아 형사 고발당한 자민당 5개 파벌의 설명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6%가 미흡하다고 답했고, 충분하다는 응답은 3.1%에 그쳤다고 전했다.

통신은 정부가 11월 국무회의에서 결정한 종합경제대책이 기업의 임금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응답이 68.2%, 그럴 것 같다는 응답이 12%로 집계됐다며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도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당 지지율은 자민당에 이어 입헌민주당이 지난달 대비 1.7% 포인트 상승한 4.4%, 일본유신회는 지난달보다 1.4% 포인트 감소한 3.2%,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1.3% 포인트 줄어든 2.8%를 기록했다. 지지정당 없음은 62.5%로 집계됐다.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3일 기자회견 도중 눈을 감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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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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