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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다섯배 돈 쓴 엑스포유치 실패…감사 촉구 목소리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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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다섯배 돈 쓴 엑스포유치 실패…감사 촉구 목소리 높아진다

[새만금잼버리 리포트 49] 유치비용 수천억 허공, '나라 망신' 책임 감사해야

감사원은 즉각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한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치적 이해에 따라 같은 실패를 바라보는 정부의 일관성이 결여됐거나 대응방식이 판이하게 다르다면 결국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와 국민통합에 크나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2030부산엑스포 유치가 참패로 끝나자마자 부산시는 재도전 의사를 표명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1일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불발과 관련해 "시민께 죄송하다"며 "시민 뜻을 묻고 정부와도 논의해 2035년 엑스포 유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부산시의 홍보 예산은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고, 국회에서도 예산 관련 요청이 있어 착실하게 준비해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산참여연대는 "'유치 전에 늦게 나섰다는 점'과 사우디의 '오일머니'공세 때문이라며 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사우디와 BIE에게 돌리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또 "실패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 없이 재도전을 먼저 언급하는 것은 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과 부산시의 무능을 재도전으로 무마하겠다는 것이고 또다시 시민을 기만하고 예산을 낭비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윤석열대통령 역시 유치 실패 직후 대국민 사과를 했고, 며칠 후에는 기업 총수들까지 대동하고 부산을 찾아 부산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96개국 정상과 150여 차례 만났고, 수십여 나라 정상들과는 직접 전화통화도 해왔다"면서 "저희들의 민관에서 접촉하면서 저희들이 느꼈던 입장에 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부산의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만금잼버리 파행 이후 나타났던 정부여당의 반응과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나타나는 반응은 이처럼 판이하게 다르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북과 부산에 대한 대처가 이렇게 다르다는 게 극명하게 드러나는 데 전술적으로도 잘못된 움직임"이라며 "부산 엑스포는 국정이 잘못되는 것의 아주 작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도 지난달 30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엑스포)유치는 실패했더라도 영호남 균형발전은 이어가겠다고 했는데 지난 8월 대통령이 새만금 투자협약식에서 했던 발언이 오버랩 됐다"고 말했다.

새만금잼버리가 초기 준비 부족과 태풍의 북상으로 조기 철수한 직후 정치권에서는 책임 소재가 가려지기도 전에 마치 전북도에 모든 파행의 책임이 있는 냥 전북도를 향해 십자포화를 퍼 부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잼버리대회가 끝난 직후인 8월 7일, 그는 부실하게 진행된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준비 과정에서 관계자들이 크루즈 여행 등 외유성 해외 출장을 다녔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또 "기가 막히게도 '잼버리 1천억 원 예산' 상당 부분이 불필요한 용처에 과용되거나, 심지어 흥청망청식 외유성 해외 출장 잔치에 탕진됐음이 드러나고 있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잼버리는 '대국민 사기극이며 공금횡령 수준'

김 대표는 특히 "이건 대국민 사기극이고 공금횡령 수준"이라며 "그간 세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세부 집행 내역을 꼼꼼히 따져봐야겠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혹시 예산에 빨대를 꽂아 부당 이득을 챙긴 세력은 없었는지 전말을 소상히 파악하도록 하겠다"며 감사원 감사의 당위성에 힘을 싣는 발언을 했다.

바통을 이어 받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8월 11일 "전라북도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핑계로 새만금 관련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빼먹기에 집중했다"며 "이런 예산이 합치면 11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전북도죽이기'에 가세했다.

송 의원은 "전라북도와 지역 정치인들은 '국제 공항이 없는 잼버리는 세계적 망신'이라고 주장하면서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주장했고, 예타(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면서까지 건설을 추진했는데 총사업비 8천억 원에 해당하는 이 사업이 현재까지 공항은 들어서지 않고 있다"며 "잼버리와 공항이 전혀 상관관계가 없었다는 방증"이라고 억지주장을 펼쳤다.

국회예결위여당측 간사인 송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8월 말 새만금 주요 SOC사업 2024년 예산이 78%가 삭감되는 충격적인 현실로 다가왔다.

전북도에 따르면 당초 새만금 기본계획에 반영된 주요 SOC 10개 사업 정부 부처 반영액은 6626억 원이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심사과정에서 78%, 5147억 원이 삭감돼 정부안에는 1479억 원만 반영됐다.

특히 새만금 국제공항은 부처 요구액은 790억 원 이었으나 66억 원으로 주저앉았다.

반면에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필수 SOC사업이었던 가덕도신공항은 완공목표 년도가 5년이나 앞당겨 졌으며 부처에서는 내년 예산으로 1647억 원을 요구했는데 무려 3.3배인 5364억 원으로 증액됐다.

같은 실패였지만 정부의 대응 태도는 한마디로 '천양지차'였던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응원 속에 실패한 엑스포유치

▲성준후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전북 남원,임실,순창 총선출마예정자)ⓒ프레시안

성준후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남원,임실,순창 총선출마예정자)은 이에 대해 "새만금 잼버리 실패와 부산 엑스포 실패를 바라보는 정부의 대응은 전라북도를 대하는 정부의 시각과 부산시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이 차이가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새만금은 정부의 외면 아래 실패의 길로 갔다면 누구나 실패를 예상했던 부산 엑스포는 ‘정부의 적극적인 응원 속에 실패한 행사’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같은 실패를 바라보는 정부의 사후 대응 또한 크나큰 차이를 보여 준다"고 꼬집었다.

대표적인 차이점은 잼버리 파행 책임을 전북도에 떠넘기고 가덕도신공항사업과 같은 국책사업이며 지역균형개발사업인 새만금사업의 SOC예산을 유례없는 비율로 삭감해버린 것이다.

또 새만금잼버리 파행의 책임에 대해 딱 떨어지게 책임을 지고 사과한다는 사람이 없는 반면에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직후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사과를 한 점이다.

성준후 부대변인은 "사후 책임을 실행 주체인 전라북도에 떠넘기며 감사원 감사다 뭐다 별 호들갑을 떨고 해마다 내려왔던 SOC 예산을 무려 78% 삭감한 새만금 잼버리 사후 대응과 누구나 실패를 예상한 부산 엑스포의 경우 대통령이 나서서 정부 실패에 대한 첫 번째 사과를 하는가 하면 그 책임에 대한 감사 요구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며 극명한 차이점을 따져 물었다.

그는 "정부 정책이 국민들에게 인정받고 신뢰를 주는 것은 정치적 이해에 따라 같은 실패를 바라보는 정부의 일관성이 결여된 정책이나 대응은 정부 정책의 신뢰와 국민통합에 크나큰 혼란을 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잼버리만 감사하면 어떤 감사도 국민 납득못해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이덕춘 변호사(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전주을 예비후보) @프레시안

'새만금 예산 빼먹기'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송언석 국회의원(국민의힘)을 전라북도 및 전북도민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인 이덕춘 변호사(전주을 예비후보)는 "감사원은 즉각 감사에 부산엑스포 유치실패 과정에 대한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잼버리를 감사하면서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는 감사하지 않는다면 어떤 감사원 감사도 국민이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는 외교 참사를 넘어, 유치비용 수천억원을 허공에 날리는 결과를 낳았는데도 불구하고 감사원은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덕춘 예비후보는 "집권당의 국회의원이 ‘전북이 새만금 잼버리를 핑계로 예산 뻐먹기에 집중했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는데 이를 가덕도신공항과 비교하면 어디 가당키나 한 말"이냐며 집권당의 내로남불이 도를 넘었다고 성토했다.

감사원은 새만금잼버리대회와 관련해 지출 비용과 관련해 감사를 하고 조만간 감사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황현선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전주병 예비후보)은 14일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책임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황 예비후보는 "윤석열 정부는 잼버리 파행을 전라북도에 뒤집어씌웠고, 대규모 감사반을 보내 두 달 넘게 감사를 벌였다"며 "잼버리의 다섯 배가 넘는 돈을 쏟아붓고 외교 참사, 나라 망신으로 끝난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의 책임도 철저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현선 예비후보는 "터무니없는 판세분석과 허위 보고의 경위를 낱낱이 밝히고, 천문학적 규모의 나랏돈을 흥청망청 쓴 자들을 찾아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잼버리 파행을 원인으로 대규모 삭감된 새만금 예산이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산으로 둔갑한 것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논리가 이제 더 이상 새만금 예산 삭감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마지막까지 터무니없는 판세분석과 허위보고가 이루어진 경위부터 낯 부끄러운 수준이었다고 평가받는 최종 프레젠테이션까지 낱낱이 밝혀내야 하며 천문학적인 규모의 나랏돈을 흥청망청 쓴 자들을 찾아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북정치권은 감사원 감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에서 강력하게 행동하기 바란다." 고 주문했다.

▲황현선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전주병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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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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