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제3지대 신당 '새로운선택'의 금태섭 창당준비위원장, 류호정 의원의 젠더정책 발표에 대해 비판적 평가를 내놨다. 장 의원은 류 의원 등과 함께 정의당 내 의견그룹 '세 번째 권력'에 몸담아왔으나, 최근 노선 차이로 이 그룹에서 탈퇴헀고 남은 이들은 바로 금태섭 신당과의 공동 창당을 선언했다.
장 의원은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전날 류 의원이 젠더정책 발표에서 "모든 남성은 가해자라는 전제 하에서 출발하는 페미니즘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해 "누가 그런 페미니즘 정치를 했는지 궁금하다"며 "페미니즘, 여성주의가 모든 남성을 가해자로 설정해 놓고 추진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가정 자체가 무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예전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육 홍보) 영상 중에서 '모든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라하는 문장이 들어가서 논란이 됐던 적이 있는데, 그 영상에 대한 젊은 남성들의 반감이 굉장히 컸기 때문에 그 문장을 인용해서 뭔가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언급된 동영상은 2020년 제작된 '잠재적 가해자의 시민적 의무'라는 제목으로, 보기에 따라 제목이 다소 도발적이지만 나윤경 당시 양평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영상은 '남성=가해자'가 아니라는 것을 전제하고 시작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장 의원은 '새로운선택' 측이 전날 회견에서 '벙역 성평등'을 주장한 데 대해서도 "이걸 이번 총선에서 하겠다는 건가 하고 발표한 문서를 보니까 그건 아니더라. 장기 과제인데 논의를 지금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당장 군에서 일어나는 일들만 봐도, 현재 존재하고 있는 성차별의 구조를 극복하지 않으면 현재 군에서 여성이 늘어나는 것이 얼마나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인지에 대해서 모르는 분들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별로 좋은 정치행보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앞서 고(故) 이예람 중사 등 군내 성폭력·성차별 문제로 고통받던 여군들이 잇달아 숨져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장 의원은 "성평등을 얘기하면 징병 문제를 어떻게 할 거냐는 것은 당연히 마주할 수밖에 없고, 그 부분을 정의당에서는 '모병제를 통해서 해결하겠다'고 이미 정리를 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자신이 조성주·류호정 등 세번째권력을 함께했던 이들과 결별한 이유에 대해 "제가 지켜왔던 정치적 신뢰의 본질은 사회적 약자의 눈으로 정치를 바라보고 그 관점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고, 제가 장애인·여성·성소수자 인권을 대변하거나 기후위기 문제를 얘기하는 것도 다 그 가치의 맥락에서 신뢰를 쌓아왔던 것"이라면서 "저는 결국 가치 중심의 신뢰를 강화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쪽이라면, 지금 세번째권력이 달려나가는 입장은 어쨌든 지금 이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정치적 이합집산 안에 타이밍 놓치지 않고 뛰어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관점"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선택의 전날 회견이 '여성 징병제', '남성≠가해자' 등의 키워드로 요약되며 시민사회에서 우려와 비판을 낳고 있는 상황에 대해, 류 의원은 이날 MBC·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명에 나섰다.
류 의원은 "노동시장과 돌봄 영역에서 성평등 진전이 이루어질 수 없다면 여성 징병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라며 "하지만 모든 사회적 영역에서 성평등을 이야기하는 정치집단이라면 가사에서의 성평등도 병역에서의 성평등도 역시 논제로 꺼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날 회견의 취지를 설명했다.
류 의원은 "양극단의 진영정치 때문에 정작 이 시기에 꼭 필요한 문제들이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비판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저희가 여성 징병제,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를 꺼낸 것"이라며 "보통 '젠더 갈등'이라는 것에서, 일각의 커뮤니티에서 그냥 단지 화가 나서 여자도 군대 가라고 말씀을 하시곤 하는데 그런 취지에서 말씀드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해명했다.
류 의원은 전날의 젠더정책 발표가 '안티페미' 정치의 선구자 격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전혀 아니다"라며 "저와 이 전 대표 사이에 지금 시점에서 공통점을 찾는 건 상당히 어렵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제가 지금 해보자고 주장하는 정치는 우리 진영의 지지자가 좋아할 만한 말과 행동만 하고 상대 진영의 지지자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하는 정치가 아니다. 아직 이 전 대표에게서 그런 절제와 공존을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등과도 함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절제와 공존의 태도가 있다면 누구를 만나서든지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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