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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출마에 저울추? … 정책 없이 물고 물리는 '프레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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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출마에 저울추? … 정책 없이 물고 물리는 '프레임 전쟁'

[지방정치 오디세이 21] 중진 귀환과 '구도 싸움' 치열

여론의 흐름에 따라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정동영 전 의원이 자신의 인터뷰 내용을 SNS에 잇따라 소개하는 등 출마 쪽으로 사실상 저울추가 기우는 모습이다.

정 전 의원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997년 대선 당시 마지막 TV 찬조연설자로 자신이 막판에 등판하게 된 사연을 담은 인터뷰 동영상을 올려 관심을 끌었다.

이는 '광주MBC 더 프레지던트'에 출연해 정 전 의원이 1997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던 1997년 당시를 회상하는 11분짜리 동영상으로, 김대중 총재에게 칭찬받은 에피소드 등을 담고 있다.

▲유성엽 전 국회의원(왼쪽)과 정동영 전 국회의원이 6일 전북도의회에서 각각 간담회와 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 출마 의사 등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 전 의원은 이 동영상에서 "막판에 자신으로 교체돼 DJ의 찬조연설자로 연설을 한 것은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며 20여년 전의 기억을 소환, 위기의 구원투수 이미지를 각인하려 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4선 출신의 정 전 의원은 또 중앙선관위 선거구획정위가 전북 1개 축소를 담은 선거구 획정 제안과 관련해 '전북이 봉이냐'는 반발 회견을 한 동영상도 SNS에 올리는 등 이전과 다른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하고 있다.

앞서 정 전 의원은 지난 6일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에서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민심을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출마하게 된다면 전주병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심 확인'이 언론사 여론조사를 통한 확인이라 해도 과연 어느 정도 지지율이 나와야 중진출마의 명분이 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어 주변의 관전 포인트가 애매한 실정이다.

현재 전주병 선거구는 김성주 현역의원이 재선의 영토를 확장해온 상황에서 황현선 전 청와대 행정관과 한병옥 정의당 전북도당위원장 등이 출사표를 던진 다자구도로 표변한 상황이다. 정동영 전 의원이 '의미 있는 득표력'을 과시하는 길만이 출마의 명분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지역정가(政街)의 관측이다.

이런 상황에서 3선의 유성엽 전 의원의 발걸음은 정 전 의원에 비해 가벼운 모습이다. 유 전 의원은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정읍·고창 출마를 선언한 상태로, 지역민심을 복원해 내년 총선을 여의도 재입성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이다.

유성엽 전 의원은 뉴스1 전북취재본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정읍·고창 지역 유권자 509명을 대상으로 이달 8일과 9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34.1%의 지지율을 보여 현역인 윤준병 의원(29.0%)을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권희철 전북대 특임교수 9.8%, 유재석 민주당 정책위 부위원장 9.7%, 장기철 전북도민회 수석부회장 7.2%, 황치연 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1.3% 등의 순이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유성엽 전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생당 후보로 출마해 윤준병 민주당 의원에게 패한 후 한동안 야인 생활을 해왔으나 작년에 민주당에 복당해 윤 의원과 리턴매치를 해야 할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중진들의 귀환 움직임 속에 전북의 내년 총선 국면이 정책과 인물 경쟁을 뒤로 한 채 중진역할론과 현역 물갈이, 선수교체와 세대교체 등 상대를 틀에 가두는 '프레임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황현선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전주병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새만금 예산 삭감 이후 정치권의 대처 능력이 원탑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귀환을 꿈꾸는 중진들과 영토를 사수해야 할 현역, 중진과 현역을 밀어내야 할 정치 신인들이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 승리를 견인하겠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진들은 새만금 SOC 예산 삭감과 전북 선거구 1석 축소 위기 등과 관련해 "전북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현역의원들은 무엇을 했느냐"며 현역의원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역 의원들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은 새만금 예산 사수와 10개 선거구 유지 등 발등에 떨어진 현안 챙기기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지지세를 강화하고 있다. 새만금 SOC 예산을 어느 정도 복원해내느냐와 선거구 10석을 지킬 수 있느냐가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죽어도 현안 사수'를 외치는 모습이다.

▲한병옥 정의당 전북도당위원장이 전주병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신인들은 세대교체와 선수교체를 동시에 주장하며 중진과 현역의 명확한 한계를 문제삼고 있다. 전북 정치권이 전국적인 동네북으로 전락하기까지 그간의 무기력과 무능력이 쌓여온 만큼 이제 투쟁성이 강한 세대와 선수로 교체하는 전북정치의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신인들은 특히 뜻을 같이하는 신인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선거구 1석 축소의 문제를 강력히 성토하는 등 쟁점화함으로써 현역의 무기력과 무능력을 은근히 겨냥하는 식으로 선수교체를 압박하는 모양새이다.

전북 정치권은 민주당 현역의원 평가가 아직 나와있지 않고 선거구 획정마저 내년 이후에 넘어갈 것으로 보이는 등 공천 경쟁의 룰이 불투명한 만큼 내년 초까지 구도 경쟁에 주력해 자신에게 유리한 판을 만드는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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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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