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가 아동학대 대응을 공공화한 후 의심신고와 학대사례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익산시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아동학대 공동대응체계로 증명한 셈이어서 전국적인 수범사례로 고평가된다.
익산시는 지난 2020년 10월 아동학대 대응체계가 공공화된 이후 아동학대 의심신고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익산지역에서 접수된 아동학대 의심신고 건수는 2021년 344건에서 이듬해 291건으로 줄었고, 올해는 10월까지 230건 발생했다. 연말까지 계산하면 올해 건수는 260건을 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신고된 사례 중 실제 아동학대로 판단된 비율 역시 2021년 74%에서 2022년 64%로 감소하는 등 뚜렷한 하향세를 나타냈다.
익산시는 "아동안전의 책임이 공공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되며 발생한 효과"라며 "2020년 10월부터 공공 아동학대 대응체계 구축에 나섰고 이전까지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민간의 영역에 맡겨뒀던 부분을 지자체가 함께 책임지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아이의 학대를 막기 위해 온 마을이 앞장선 결과라는 말이어서 향후 전국적인 벤치마킹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익산시는 신고접수 시 조사와 아동학대 여부를 판단하고 아동보호조치 업무를 수행함은 물론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재학대 예방이나 가족기능 회복 지원을 위한 사례를 관리토록 하는 등 공적인 영역에서 각각의 역할 분담을 통해 효율성을 높였다.
또 2021년 1월에는 익산시 아동보호팀을 신설했으며, 이 팀은 유관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피해 아동을 위한 전담 의료기관을 지정하는 등 대응 기반을 강화해 나갔다.
학대 환경으로부터 분리한 피해 아동을 보다 안정적으로 돌볼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 익산시는 지난해 2억5000만 원을 투입해 기존에 임대로 운영되던 피해 아동 쉼터(남아)를 매입하고 피해 아동 쉼터(여아) 1개소를 신규로 설치했다.
익산시는 불가피하게 분리 보호해야 하는 미취학 아동이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전문 위탁가정을 발굴하는 데도 주력해 피해 아동 3명이 올해 전문 위탁기관에서 올해 함께 하고 있다.
익산시는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를 위해 2020년 9월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 교육지원청이 함께 머리를 맞대는 정보연계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는 매월 모여 위기 아동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피해 아동 보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최근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2023년 아동학대 공공 대응체계 구축 평가에서 우수지자체로 선정됐다. 선제적으로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아동 특성에 맞춘 보호조치를 적절히 시행한 결과 모두가 신경을 쓰면 아동학대를 줄일 수 있다는 공식을 증명한 것은 물론 수상의 영예까지 얻은 것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올해는 익산시가 아동 보호 체계 공공화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되는 해로 아동학대 대응체계가 잘 안착해 가고 있다"라며 "익산의 미래인 아이들이 더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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