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에서 광주FC가 승격 첫 시즌부터 구단 사상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행 티켓을 따내면서 새 역사를 작성했다.
광주FC는 지난 3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최종 38라운드 홈 경기에서 포항과 득점없이 비겼다.
같은 시간 4위 전북(승점 57)이 울산(승점 76) 원정에서 챔피언 울산에 0대1로 패하고, 5위 인천(승점 56)이 대구(승점53) 원정에서 지면서 광주의 3위가 확정됐다.
이로써 광주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플레이오프(PO) 진출권을 확정했다. PO에서 패하면 챔피언스리그2(ACL2) 티켓을 받는다.
구단 사상 최초로 아시아 클럽 대항전에 나서게 된 광주는 통산 1부리그 역대 최고 순위·승수도 동시에 달성했다.
지난 시즌까지 광주가 1부리그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조기 종료된 2020시즌 6위(6승)였다. 한 시즌 최다승은 2016시즌(8위) 기록한 11승이다. 이번 시즌에는 16승(10무 11패)으로 3위에 올랐다. 2022시즌 K리그2 우승 이후 승격 첫 시즌 만에 이룬 성과다.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시즌 전 목표가 3위라고 하니 밖에서는 비웃었다"며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믿게끔 결과에 도달했으니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나를 믿었다"며 "내가 신념을 굽히지 않고 올바른 길로 선수들을 인도하고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면 선수들은 K리그2에서 결과를 낸 적이 있기 때문에 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선수들의 훈련량과 노력을 보며 믿음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이정효표'광주FC는 승격팀 돌풍을 일으키며 성적과 함께 흥행도 동시에 잡았다.
그동안 광주는 '야구도시'로 꼽혔지만 올 시즌 광주FC로 인한 축구열기는 뜨거웠다.
12월의 추운 날씨에도 포항과의 최종전에 5817명이 입장하는 등 평균 관중 4531명을 훨씬 웃돌았다. 올 시즌 홈에서 열린 19경기에만 8만6090명에 달하는 관중이 찾았다.
하지만 이 감독은 올 시즌 성과를 냈다고 밝은 미래가 다가오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감독은 "이제 위기다. 내년이 되면 다들 우리를 철저하게 대비할 것이고, ACL 진출이라는 성과도 냈는데 우리 팀의 어린 선수들을 데려가려고 문의가 많이 올 것"이라며 "(선수들을) 지키냐 못 지키냐 싸움이 벌써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이면서도 정말로 힘든 위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내년 목표를 정할 수 없다"면서도 "3위보다는 더 잘하고 싶고, 떨어지는 것보다는 위로 가고 싶다. 유지하는 것도 싫다"고 다짐했다.
특히 이 감독은 선수단을 둘러싼 환경을 개선할 적기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광주가 창단 13년인데, 선수들이 마음대로 훈련할 훈련장이 없다. 이제 훈련장을 만들어주시지 않을까 한다"며 "다른 무엇보다도 환경에 변화를 주문했다는 게 좋다. 나한테도, 선수들한테도, 구단에도 뜻깊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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