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엑스포 실패도 '문재인' 탓? 박진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엑스포 실패도 '문재인' 탓? 박진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

여야, 상황 오판 지적…박병석 "대통령 보고되는 사안, 진실에 입각하고 있는지 의문"

정부가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큰 표 차로 패배한 가운데, 이 사안뿐만 아니라 국정운영과 관련한 다른 문제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회의장을 지냈던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유치전) 마지막날까지 (유치에 대해) 희망적인 진단을 하고 특히 유력 매스컴(언론)이 부산 현지에 부스를 세워서 생방송을 하고 대통령이 직접 파리에 가기도 했는데 결과는 119(사우디 리야드)대 29(한국 부산)가 된 근본적 원인이 무엇이냐"라고 따졌다.

박 의원은 "과연 대통령께 보고되는 각종 사항이 진실과 사실에 입각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엑스포의 투표 결과의 예상치만 이렇게 보고된 것인지, 아니면 국정 전반에 여러 가지가 진실과 다르게 듣고 싶은 것만 골라서 (보고로 올라)가는 것이냐에 대해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마지막까지도 대역전극에 기대를 가질 정도로 판단하게 한 것이 이 엑스포 하나뿐일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된다"라며 "대통령이 민심을 정확히 읽고 어떤 상황에 있는지, 이를 용산에서 제대로 판단하고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 접근을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정부의 앞날은 물론이고 국민과 국익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에서도 이같은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엑스포 유치라는 우리의 희망적인 사고, 즉 '위시풀 싱킹'(Wishful Think)을 가지고 국정 최고 책임자께서 열심히 뛰시니까 유치가 가능하다는 것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일종의 '그룹 싱크'(Groupthink)가 되지 않았나"라며 객관적인 정세를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진 외교부 장관은 "전쟁이 시작됐는데 전쟁에 진다고 생각하면서 임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열세지만 최선을 다하면 이길 수 있다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뛰었다"고 답했다.

정부가 정보력, 분석력, 외교력 등이 부족했다는 데 동의하냐는 윤 의원의 질문에 박 장관은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했다"며 "1차 투표에서 최대한 격차를 줄이겠다는 전략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역시 이번 결과에 대해 "정보 실패"라며 "그 나라의 국가 핵심 정보에 우리가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그 나라가 우리를 찍어 줄 건지 안 찍어 줄 건지 계속 오판해 왔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국정원은 북한 정보를 취합하는 것을 중심으로 쭉 활동해 왔고 외교부도 북한과 경쟁하는 외교 관행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며 "이제는 북한만 바라보는 외교가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외교를 해야 된다. 북한만 바라보면 그 나라의 대북정책 담당자와 주로 만나지만 엑스포는 그 나라 핵심에 접근해야 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 박진 외교부 장관이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 유치위원회에서 자문역을 맡은 김이태 부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의 발언도 문제가 됐다. 그는 2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투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가 오일 머니 물량 공세로 2030년까지 4300조 원 투자를 통해 리야드를 건설하려고 한다"며 "엑스포 개최를 위해 10조 원 이상 저개발 국가에 차관과 원조, 기금을 주면서 금전적 투표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해 외교적 결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사우디가 이른바 '오일 머니'로 표를 매수한 것이냐는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의 질문에 박 장관은 "제가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문재인 정부가 손을 놓고 있어 유치전에 늦게 뛰어든 것이 실패 원인이 됐다는 여당 일부 인사들의 발언과 관련, 문재인 정부 탓이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박 장관은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 8월에 열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드러난 문제가 영향을 미쳤냐고 보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박 장관은 "직접적인 관계가 있었다는 그런 느낌은 저희가 못받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가급적 객관적이고 신중하게 (판세를) 읽으려고 노력했다.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좋은 결과가 나오지 못했기 때문에 애석하게 생각하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