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우 신임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최소한 병립형으로의 퇴행은 막는 유의미한 결단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전날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고 했던 이 대표는 이 위원장에게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의 뒤를 이어 지난 15일 새로 취임한 김 위원장은 29일 오전 국회 본청 내 민주당 당 대표실을 찾아 이 대표에게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은 합니다'는 구호에 걸맞은 역사적 응답을 기대해보겠다"며 현행 준연동형 제도 유지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공직선거법 개정 방향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가 '이제는 제3, 제4, 제5의 선택이 가능한 다당제 선거제도 개혁과 정치교체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한 연설을 기억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약속을 지키는 이 대표의 대조점을 기다린다"고 했다.
이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사로 민주당과 정의당의 정책 연대, 입법 공조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며 "두 당이 끝까지 함께 싸우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의당이나 민주당이나 지향하는 바가 같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정치적 대리인들로서 국민이 바라는 바를 이뤄내는 것이 바로 정치가 할 일이란 점에 이견이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 목표에 이르는 과정이나 수단, 방법들이 조금씩은 차이가 있다"며 "국민들께서 선택의 폭을 가지게 하는 측면에서 보면 다양성이라 할 수 있을 텐데, 저는 본질은 같다고 본다"며 김 위원장과 다른 견해임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비공개 접견에서도 특별한 화답 없이 주로 김 위원장의 이야기를 경청했다고 김종대 정의당 비대위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아울러 "국정 전반에 관한 이야기와 선거제 개혁에 대한 이야기 등 크게 두 가지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오갔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방송을 통해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 현실의 엄혹함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또는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되 위성정당을 인정하는 체제로 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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