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무감사위가 전국 253개 중 46개 당협의 위원장을 교체하라고 권고한 가운데, 영남권 현역의원이 이 가운데 10여 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해당 지역 의원들이 뒤숭숭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내각 및 대통령실 인사를 대대적으로 단행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내년 총선을 앞둔 '공천 물갈이'가 집권세력 전체의 화두가 되고 있는 모양새다.
29일 <동아일보>는 당무감사위 교체 권고 대상 46곳 가운데 현역의원은 영남권이, 원외는 서울 지역 비중이 높았고, 영남권 현역 의원 가운데 교체 권고 대상에 포함된 사람이 '10명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별개로, 당무감사위가 '당 지지율에 비해 의원 개인 지지율이 현저히 낮은 경우도 교체를 권고했다'고 밝힌 20명 안팎의 의원 가운데에도 가장 많은 수가 영남권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영남권 현역의원은 56명이다. 당무감사 결과와 여론조사 등 당무감사위가 교체를 권고한 현역의원 비율은 40% 안팎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영남 지역구의 현역 자리나,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의 원외위원장 자리 모두 내년 총선에서 새롭게 등장할 선수들을 위한 공간을 열어주는 차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지난 27일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은 당무감사위 전체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총 253곳 당협 가운데 사고당협 39개와 조직위원장 신규임명 당협 10개를 제외한 204곳 중 46개 당협위원장을 교체 권고했다. 교체권고 비율은 22.5%"라며 "이 외에도 현재 원내의 경우에는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도에 비해 개인 지지도가 현격히 낮은 경우엔 문제가 있다고 공천관리위에 권고하기로 했다"고 했었다.
국민의힘 당무감사 등 컷오프 작업이 '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면, 그 자리에 들어갈 '선수'를 차출하는 움직임은 정부에서 시작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주 초부터 19개 부처 장관 가운데 10명 안팎을, 또 6명의 대통령실 수석비서관들 가운데 5명가량을 교체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인 28일 국무회의 비공개 부분에서 "다음 주부터 떠나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며 "물러나는 분들은 일을 잘해서 당에서 부르는 것이니 너무 섭섭해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당의 요청에 의해 국무위원들을 교체, 총선에 내보내겠다는 의사를 직접적으로 드러낸 말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같은날 검단아파트 입주자 간담회에서 "오늘 국무회의에서 부처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개각이 임박했다'는 말씀을 대통령, 인사권자가 직접 하셨다"며 "대통령의 뜻은 국민의 뜻과 합칠 수밖에 없다. 윤심(尹心)은 민심을 따라갈 것"이라고 했다.
정작 '물갈이' 대상이 된 영남권 의원들은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대구 달서갑)은 29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46곳 중에 얼만큼 영남 지역이 포함돼 있는지 모르겠다"며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이 '당 지지율과 개인 지지율의 차이가 나는 것도 공관위에 전달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영남지역 현역들이 좀더 관련된 사항에 해당될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민감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역 의원들 분위기를 전했다.
홍 의원은 "영남 지역이 지금 (당내 의원의) 과반이 넘는 구조여서 당연히 물갈이, 혁신의 타깃이 영남 지역 의원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의원들 입장에서는 가장 민감하고 불안한 시기"라고 했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물갈이를 하더라도 좋은 물갈이(를 해야 한다). 나쁜 물이 들어오면 안 되니까"거나 "그리고 조금 더 투명하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번 21대 총선 때는 저희가 43%를 했고 민주당이 20%대 물갈이를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참패를 했다"며 "물갈이 자체가 총선 승리의 하나의 요인이지 그게 전부는 아니다"라고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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