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덕도 인근 무인도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변작 중계소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 등의 조직, 사기 등의 혐의로 중국 콜센터 팀장 A(20대) 씨와 국내 중계기 관리책 B(30대) 씨 등 16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2018년 7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중국 다롄 등 6개 지역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검찰, 금융기관 등을 사칭하는수법으로 피해자 328명으로부터 150억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콜센터 상담원, 중계기 운영자 등 역할을 각각 분담해 기업 형태로 움직였다.
이들의 범행 수법도 다양했다. 검찰을 사칭해 피해자가 범죄에 연루된 것처럼 속이거나 금융기관 직원으로 둔갑해 대출을 해주겠다는 방식으로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중계기 노출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적당한 장소를 물색한 뒤 모텔, 원룸, 땅속에 고정형 중계기를 설치하거나 차량과 오토바이를 이동하는 수법으로 중계소를 운영하며 경찰의 단속을 피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에 단속된 사건 중에는 부산 가덕도 인근 무인도 섬인 신자도에 중계기를 깔아놓고 어민까지 공범으로 포섭해 감시·관리하며 무려 1년 6개월 동안 범행을 이어온 사례도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당시 이들은 다른 중계소와 달리 비상주 관리가 가능하도록 무인도 갚대숲 인근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뒤 간이 천막 내부에 자동 타이머, 대용량 배터리를 연결한 자가 발전식 중계기를 고정해 원격으로 전원을 관리했다.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추적 과정에서 조력자가 있다고 판단, 이들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수상 오토바이 등으로 무인도를 오가며 1년이 넘는 끈질긴 추적 수사로 이들을 차례로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범죄에 사용한 대포폰 180대와 대포유심 1800개, 중계기 35대 등을 압수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기관은 기존 대출금을 현금으로 갚을 것을 요구하거나 거래 실적이 필요하다며 계좌 개설을 유도해 통장과 카드를 보내라고 하지 않는다"며 "검찰, 경찰 등의 수사기관도 메신저로 공문서를 보내면서 자금 검수 명목으로 현금 등을 요구하지 않으니 이러한 연락을 받으면 즉시 112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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