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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도 너무 춥다"…2012년 이전 '빙하기'로 되돌아간 전북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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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도 너무 춥다"…2012년 이전 '빙하기'로 되돌아간 전북 국민의힘

[지방정치 오디세이 15] 민주 텃밭에서 추락하는 국힘

'전북 정치시계'는 국민의힘 당원 입장에서 보면 '2012년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모양새이다.

올 11월 중 더불어민주당의 전북 지지율이 70%를 넘어선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10% 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적어도 전북에서 여야의 저울추가 한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던 2012년의 제19대 총선과 18대 대선 이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여권의 정치시계가 11년 전 과거로 되돌아간 원인은 '분노의 민심'에 불을 댕긴 당정에 있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공통적인 해석이다. 여당은 잼버리 파행 이후 '전북 책임론'의 군불을 지피며 전북을 비하했고, 정부가 이를 핑계 삼듯 새만금 주요 SOC 예산을 대거 칼질한 것이 화근이었다는 지적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지난 7월 전북 익산시 수혜현장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쳤다. ⓒ조배숙 도당위원장 페북 캡처

분노한 전북 민심이 전례없는 결집현상을 보였고 민주당 텃밭의 시너지까지 작용해 단숨에 민주당 지지율은 70%를 훌쩍 뛰어넘은 반면 국민의힘은 10% 초반으로 쪼그라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일 동안 전북을 포함한 전국 성인 유권자 2018명을 대상으로 "평소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고 물은 결과 전북 응답자(66명)의 73.1%가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13.0%, 기타 정당 지지율은 1.7%로 조사됐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이 '없음·모름'의 부동층 응답자(12.2%) 비율과 비슷한 현실은 심각한 국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전북을 호남으로 묶지 않고 17개 시·도별로 나눠 여론조사를 한 전국적인 자료는 아직 거의 없다는 점에서 '스트레이트뉴스'의 매월 정기 여론조사는 지역민심의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여론조사 추이에 따르면 전북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잼버리 대회 직전인 올 7월29~31일 조사 때만 해도 27.4%를 기록했고 9월23~25일 조사에서는 34.0%까지 치솟았으나 새만금 주요 SOC 예산 삭감과 관련한 전북의 반발이 거세지며 10월 조사부터 급격히 추락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같은 기간 중에 전북의 민주당 지지율은 7월 조사(29~31일) 때 56.3%에서 8월 중순(12~14일) 64.5%로 오른 뒤 9월 중 한때 50.7%(23~25일)까지 내려갔지만 10월부터 다시 상승했다.

올 11월 중순인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한 조사에서는 전북의 민주당 지지율이 73.1%를 기록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전북의 국민의힘은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13.2%를 얻은 것이 사상 첫 두 자릿수일 정도로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대선이나 총선, 지방선거 등 굵직한 선거에서 한 자리수에 만족하는 게 당연했고, 심지어 대선조차 5% 미만의 득표율을 보인 적이 있었다.

17대 대선(2007년)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9.0%를 얻은 것을 두고 "전북 민심이 변하고 있다"는 지역언론의 분석이 나올 정도로 2012년 이전만 해도 국민의힘에게 척박한 땅이 바로 전북이었다.

2012년을 기점으로 조금씩 변화의 조짐을 보였던 전북의 국민의힘 지지세는 지난해 제8회 지방선거에서는 조배숙 전북도지사 후보가 17.8%의 득표력을 과시하는 등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 했다.

20%에 근접한 조 후보의 득표율은 민주당 안방에서 선전한 것으로, 특히 전주 병선거구에서는 20.3%를 기록하는 등 가능성의 지평을 열어놓았다.

▲올해 10월 24일 전북기독교 목회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경청의 시간을 가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전북기독교협의회

하지만 1년여 만에 국민의힘 전북 지지율은 10%대 초반으로 하강하는 등 민심이 꽁꽁 얼어붙는 '빙하기'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하고 있다. 조배숙 전북도당위원장과 정운천 의원이 새만금 예산 복원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국민의힘 중앙당은 전북을 나몰라라 하며 방치하는 모습이다. 지난 7월 말 새만금개발청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한 이후 지금까지 당 지도부의 전북 방문은 그림자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김기현 당대표가 지난 10월 24일 국회 행안위의 국정감사장에 참석한 후 전북 기독교 목회자들과 1시간 가량 오찬 회동을 했지만 당 지도부 차원의 공식 방문이라 말할 수 없다.

국민의힘 전북당원인 S씨는 "새만금 예산삭감이 민주당 텃밭인 전북의 민심을 결집하는 사태를 불러 전북 국민의힘만 완전히 포위된 상황"이라며 "민주당의 꽃놀이패에 갇혀 있는 것도 그렇지만 앞으로 마땅한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당원은 "새만금 예산이 어느 정도 복원된다 해도 죄다 민주당의 공으로 돌아가지 않겠느냐"며 "중앙당 차원에서 전북을 '버린 땅'으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강도 높은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 당원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환자는 약을 먹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며 "전북 국민의힘은 환자로 치면 중환자에 해당함에도 중앙당이 처방도, 약도 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면 누가 전북에서 '진격의 민주당'에 대항해 싸우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스트레이트뉴스'의 11월 중 조사는 지난 18일부터 사흘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18명을 대상으로 무선 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이며 응답률은 2.5%이다.

통계보정은 올 10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멸·연령별·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주)조원씨앤아이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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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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