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주류 불출마' 권고안 수용 시한을 오는 30일로 최후통첩한 가운데, 김기현 대표가 또다시 반발 기색을 드러내며 갈등이 전면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25일 울산 남구에서 의정보고회를 세 차례 개최하면서 "내 지역구가 울산이고, 내 고향도 울산이고, 지역구를 가는 데 왜 시비인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과 당 주류 세력을 겨냥한 불출마·험지 출마 요구에 대해 불쾌감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김 대표는 특히"저는 대통령과 자주 만난다"면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어떤 때는 만나면 한 3시간씩도 얘기한다. 주제를 가지고 하는 게 아니고 그냥 '프리토킹'을 한다"며 '윤심(尹心)'을 내세웠다.
반면 인 위원장은 같은 날 험지 출마를 예고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나 당 주류 세력을 향한 '희생' 메시지를 재차 던졌다.
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소재 한 식당에서 원희룡 장관과 30여 분간 오찬 회동을 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를 시사한 원 장관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우리 혁신위(권고 이후) 첫 행동"이라며 "국민이 표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가는 길이 쉬우면 혁신이 아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생명줄"이라며 "저를 비롯해 많은 분이 쉽지 않은 그런 길들을 함께 열어가야 한다"고 화답했다.
회동은 인 위원장의 요청에 의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 위원장은 총선 등판설이 제기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도 참여를 제안했지만, 일정 등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
앞서 혁신위는 지난 3일 당 지도부와 중진, 윤 대통령 측근 의원을 향해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그러나 여러 인사들이 부정적 반응을 내비치자 오는 30일 권고안을 의결하겠다고 못 박았다.
한편 인 위원장은 전날 이젬마·박소연·임장미 혁신위원들의 사퇴설이 대두된 데 대해 "저는 나이가 60이 넘어서 조금 천천히 가자는 것이고, 젊은 위원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예외적인 것이 아니다. 젊은 마음을 빨리 표현하고 빨리 답을 받기를 원하는 데 (따른) 해프닝"이라고 감쌌다.
세 혁신위원들은 혁신위 일각에서 "혁신위는 시간 끌기용"이라는 발언이 나오자 "이런 식으로는 혁신위가 굴러가기 힘들다"고 항의하며 사퇴 기로에 섰으나 인 위원장이 나서서 사태를 수습했다. 혁신위 권고안에 대해 당 주류 세력들이 꼼짝도 하지 않는 데다 혁신위 내부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인요한 혁신위가 사면초가에 빠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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