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023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 일환으로 제작해 게시한 정당 홍보 현수막 문구가 '청년 비하' 논란을 일으켜 결국 해당 문구가 삭제되는 소동이 일어났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17일 새로운 현수막 문구 4종을 제작해 게시하며 이를 시도당 공문으로 당 내부에 공지했다. 해당 현수막은 '나에게온당',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의 내용이다.
당 안팎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은 지난 18일 논평에서 "새로운 현수막 시안이 당 내외에 큰 충격과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며 "당은 공문에서 '개인성과 다양성에 가치를 두는 2030세대 위주로 진행'하는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는데, 설명대로라면 민주당이 2030 청년세대를 정치와 경제에 무지하고 개인의 안위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인식한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원칙과 상식'은 "맥락도 없고 논리적이지도 못한 어설픈 홍보기획을 해명하려다 더 큰 비난을 자초하는 꼴"이라며 "해당 현수막은 각 지역위원회 '필수 게첩' 홍보물로 전달됐는데 상당수 지역위에서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사무국장들은 '안 그래도 지역에서 현수막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큰데 저런 내용을 내걸었다가 무슨 욕을 먹을지 모르겠다', '불이익이 있더라도 절대로 걸 수 없다', '총선 어떻게 치르려고 홍보를 이렇게 하느냐'고 당의 결정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2030 청년세대가 정치와 정당에 원하는 것이 과연 현수막 문구를 통한 말장난이나 디자인을 통한 이미지 부각이겠는가"라며 "이번 현수막 사태는 도덕성, 민주주의, 비전이 상실된 민주당의 처참한 현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며, '이재명 민주당'의 청년세대에 대한 인식능력 결여의 증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총선기획단의 즉각적인 대국민, 대당원 사과"와 "해당 홍보 프로젝트 의사결정 책임자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는 조정식 사무총장 등 총선기획단이 친명계 위주로 구성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도 상근부대변인 논평에서 "젊은 세대를 '무지하고 이기적인 세대'로 비하했다"며 "젊은층이 민주당의 주된 지지 세력이라 여겼으면서도 정작 청년층에 대한 깊은 고민조차 없었음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 사태에 대해 19일 기자들과 만나 "현수막 시안과 관련해서 진행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점에는 분명히 아쉬움이 있다"며 "문구 관련해서 오해가 있었는데 그 문구는 이미 삭제 조치가 됐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다만 "이 (현수막) 시안은 11월 23일 '갤럭시 프로젝트' 행사를 위한 티저"라며 "이게 총선용 현수막이다, 2030을 대상으로 했다는 등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준호 대변인도 "당 행사를 위해 업체가 내놓은 문구를 당에서 조치해준 것뿐"이라며 "총선기획단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안", "총선기획단이 진행하는 행사가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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