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새만금은 ‘간척? 매립 사업?’ 2008년에 멈춰있는 1억 평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새만금은 ‘간척? 매립 사업?’ 2008년에 멈춰있는 1억 평

[새만금잼버리 리포트 43] ‘간척, 매립이냐’에 따라 중대 변수 생겨

33년간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사업은 1991년 이후 7차례나 공간 구조계획이 변경됐다.

1991년 초기 구상안은 ‘100% 농수산중심개발과 농업식량 생산기지’조성이다. 이후 2007년에 복합개발구상에 따라 농업용지대 비농업용지 비율이 72:28로 바뀐다.

▲사진 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1991년 새만금 조감도, 2008년 조감도, 2019년 새만금 유역 항공사진, 2021년 조감도 ⓒ새만금개발청

이어 2008년 10월에는 ‘다기능 융복합기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농업용지와 비농업용지 비율이 완전히 뒤바꿔서 농업 30, 비농업 70으로 조정된다.

이 당시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었던 환경파괴 논란이 지속되면서 새만금 담수호의 수질오염 리스크 해소를 위해 매립사업으로 전환된다.

2010년 1월에는 ‘명품복합도시 개발구상’으로 변경되고 ‘새로운 문명을 여는 도시, 동북아 경제 중심지 조성’방향으로 추진된다.

환경부 새만금 TF팀 관계자는 이 당시 “새만금 부지가 성공적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요인 가운데 환경이 필수조건”이라면서 “목표수질 달성과 세계적인 생태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적의 환경용지 활용방안 마련 등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만금의 성공 가늠자는 환경대책

한 마디로 “환경대책의 성공이 곧 새만금의 성공“의 가늠자였다.

2011년 3월에는 ‘창조적 녹색·수변도시’를 구현한다는 목표 아래 용도별 토지이용계획과 기반시설계획 등 새만금 기본계획(MP)이 확정되면서 개발 방향이 더 구체화했다.

이 당시 사업 규모가 커진 만큼 기간도 대폭 늘어나 2050년까지 단계별 로드맵을 만들어 도로와 항만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도시 조성 등을 위해 수질 개선 예산을 투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3년에는 부처별로 나뉜 새만금 개발을 맡을 새만금개발청이 국토교통부의 외청으로 문을 연후 2018년 12월 새만금이 위치한 전북 군산시로 청사를 이전한다.

2014년에는 글로벌 경제협력·자유무역 중심지 조성을 뼈대로 한 기본계획 변경과 함께 ‘글로벌 경제협력 거점 육성을 위한 경제협력특구’라는 명칭도 부여된다.

여덟 번째 기본계획(MP) 변경 앞둔 새만금

마지막으로 2021년 2월에 ‘탄소중립사회를 선도하는 글로벌 녹색성장중심지’를 구현한다며 ‘그린기술 및 경제거점 육성을 위한 단계별 개발계획 수립 및 이에 따른 사업추진이 구체화된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새만금잼버리대회가 끝난 2023년 8월 30일 한덕수 총리의 입을 통해 “새만금 기본계획의 변경해 ‘빅피쳐’"를 그리겠다고 밝힌다. 여덟 번째 계획 변경에 해당된다.

새만금개발청은 2023년 11월 현재 ”새만금사업은 전북 군산과 부안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33.9㎞)를 축조해서 간척토지(291㎢)와 호소(118㎢)를 조성 방조제 외부 고군산군도 3.3㎢와 신항만 4.9㎢ 등을 개발하여 경제와 사업, 관광을 아우르면서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비상할 "글로벌 명품 새만금"을 건설하는 국책사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새만금개발청 홈페이지)

전 국민에게 땅 3평씩 나눠 줄 수 있는 새만금

또 세계 최장의 방조제를 축조함으로써, 내부토지 2만9100ha(291km2)와 담수호 1만1800ha(118km2) 등 총 40,900ha(409㎢)의 땅을 새롭게 조성하는 단군이래 최대의 간척사업”이라고도 소개하면서 “이는 서울의 2/3, 파리의 4배에 해당하며,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에게 약 9.9㎡(약 3평)씩 나누어 줄 수 있는 크기“라고 밝힌다.

'간척'과 '매립'은 그 방법과 목적에 차이가 있다.

'간척’은 '육지에 면한 바다나 호수의 일부를 둑으로 막고, 그 안의 물을 빼내어 육지로 만드는 일’을 의미한다. 초기 새만금이 그렇다. 이는 주로 농지를 확보하거나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토지의 수요와 용도변경을 대처하고 국가균형발전을 꾀하는데 사용된다.

'매립’은 '우묵한 땅이나 하천, 바다 등을 돌이나 흙 따위로 채우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정리하면 간척은 주로 물 위에 새로운 땅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매립은 기존의 땅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 두 가지 방법은 모두 인간이 환경을 변화시키는 데 사용되지만, 그 적용 방법과 결과는 매우 다르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긴 33㎞의 새만금 방조제 공사는 시작 15년 만인 2006년 4월 21일 완공됐다.

한국농촌공사 새만금 사업단은 이날 가력도 개방구간(1.6㎞) 중 마지막 남은 60m의 물막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장장 15년에 걸친 대역사(大役事)에 마침표를 찍었다.

새만금은 경제성 측면을 따져 유수지의 물 높이를 –1.5m 수위 관리로 법제화했다.

여기에서 제기되는 문제 1. '속도 내는 매립사업'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 31일 전북 군산시 새만금 신시광장에서 열린 '바다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전북의 친구가 되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겠다”면서 “새만금을 직접 챙기겠고 필요한 부분은 공공 매립으로 전환해 사업 속도를 올리겠다”고 말했다.

1991년에 처음 시작된 새만금사업은 2020년까지 용지의 73%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이 당시 현재 조성률은 35%에 그친 상태였다.

환경 요소도 균형 있게 고려해 “활력 있는 녹색 수변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고 새만금 사업의 조속한 완료, 공공 주도 매립을 위해 청와대 내 전담부서 설치 등을 공약했었다.

국토교통부는 2019년 3월 19일 새만금 매립사업 절차를 간소화하고 투자기업 임대료 감면을 확대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개정된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4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9년 6월에는 새만금 지역에 스마트도시를 세우는 ‘새만금 매립사업’이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될 채비를 갖췄다.

당시 김현숙 새만금개발청장은 “새만금 매립사업은 새만금 지역의 내부 개발속도와 국내외 민간투자를 크게 끌어올릴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새만금개발공사와 긴밀하게 협력해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수변도시’ 매립공사는 지난 2021년 6월 매립공사의 공사용 진입도로 완료를 시작으로 2022년 5월 물막이 공정 완료 후 제방·준설·매립공사를 병행해 2023년 6월 매립공사 준공이라는 첫 번째 목표를 달성했다.

ⓒ새만금개발청

한덕수 국무총리는 2023년 11월 8일 새만금 국가산단 3·7공구 조기매립 착공식에 참석해 “새만금 국가산단을 제1호 투자진흥지구와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했다”면서 "새만금 국가산단 조기 매립은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의 전초기지로서 새만금의 미래 가치를 높이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새만금간척사업이 매립사업으로 전환되면서 매립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새만금 유수지(118㎢)의 관리 시스템은 사업의 성격이 간척에서 매립으로 전환된 15년 전과 비교해 변함이 없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2021년 11월 9일, 새만금호의 수심 4m 이하는 생물이 살 수 없는 데드존(Dead zone)으로 변해 사실상 '죽음의 호수'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2021년 8월 당시 공개된 산소가 없어 검게 변한 새만금 퇴적토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하 조사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새만금호로 흘러드는 동진·만경 수역 12곳 모두 수심이 깊을수록 용존산소량이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수심 1∼3m의 비교적 얕은 곳에서는 재첩 등 조개류가 관찰됐으나 가장 깊은 곳은 아예 산소가 없다시피 한 '무산소층'에 가까운 결괏값이 나왔다는 것.

조사단은 이러한 현상이 부족한 해수 유통량에 있다고 주장했다.

조사단은 대책으로 “흐르는 물이 아닌 인공호의 특성상 현재보다 많은 양의 해수를 정기적으로 유통해야 깊은 수심에도 지속해서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수 유통의 양은 어느 정도로?

두 번째 제기되는 문제는 현재의 방조제 수문을 통해 ‘죽음의 호수’로 변한 새만금담수호의 수질을 개선할 수 있는 해수를 유통시킬 수 있는가?의 문제다.

2006년 새만금방조제 체절 이전에는 하루 70억 톤 가량의 해수가 드나들었으나 방조제 수문이 완성된 이후에는 7분의 1 수준인 10억 톤의 해수가 드나들고 있다고 한다.

과연 이같은 양의 해수유통으로 '죽어가는 새만금호'를 회생시킬 수 있는지 지켜 볼 일이다.

정부는 지난 2021년 2월 제25차 새만금위원회에서 2023년까지 새만금 수질개선을 위한 후속 대책을 우선 추진한 후 재평가를 거쳐 ‘담수화 또는 해수유통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해수유통 명문화도 2023년 이후로 유보됐다.

새만금 토지이용계획 등 앞선 여러차례의 기본계획이 담수화를 전제로 수립됐기 때문이다.

해수유통이 결정되면 내부개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부토지의 매립은 빨라지고 계속되고 있다.

세 번째 문제는 내부토지의 '매립고'다.

새만금방조제에 만들어져 있는 배수갑문의 전 구간을 상시 개방해도 유슈지의 수질개선에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즉, 배수갑문의 용량 한계에 대한 연구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내부 토지의 매립사업은 유수지의 관리수위와 내부토지의 매립고에 중요한 상관관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관리수위는 만약에 유슈지 내 오염수 희석을 위해 상시 해수유통이 결정된다면 바깥 바닷물의 유출입량에 따라 상당한 수위 변동이 불가피해진다.

그렇다면 현재 추진되는 내부토지 매립사업은 관리수위 –1.5m에 맞춰 추진됐는지 또 계속 발주되고 있는 새만금지역내 단위사업에 적용된 설계기준은 어떻게 적용됐는지 따져 볼 일이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8월 1일 잼버리 대회 행사장 일부가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초 진행됐던 새만금잼버리대회 부지는 지난 2018년 3월부터 뻘 밭이 아닌 물빠짐 능력이 뛰어난 실트질 모래였음이 확인됐다.

농촌진흥청도 새만금지구는 타 간척지보다 사질함량이 높아 토양제염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가 온 후 물이 제때에 빠지지 않았던 원인을 찾아내야 계속되는 내부 매립공사와 조만간 결론이 나올 상시 해수유통 여부와 관련해 기후 변화 시기에 예측할 수 없는 재해·재난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