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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도 외면한 '그들만의 신의 한 수'…'메가서울' vs. '경기북도'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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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포도 외면한 '그들만의 신의 한 수'…'메가서울' vs. '경기북도' 비교해보니

'메가서울' vs. '경기북부특별자치도'…'김포 서울 편입론' 선행 연구 없어 비교도 못하는 현실

김포 등 서울 근접도시의 서울편입 관련해서, 경기도민 10명 중 6명(66.3%)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해당사자인 김포시의 경우, 서울시 편입 반대가 61.9%로 나왔다. 김포시민들도 서울에 편입되면 어떤 실익이 있는지 '깜깜이'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논의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나온 '김포 서울 편입론'(국민의힘 주장 '메가 서울')의 장점에 관한 제대로 된 연구 결과물도 없다. 경제적 효과 등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총선을 겨냥해 불쑥 제기된 '행정 구역 개편' 논의가 오히려 주민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실제 경기도 전 지역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메가 서울론'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한다.

경기 거의 전 지역이 '반대'…연령층도 70대 이상 빼곤 모두 '반대'

리얼미터가 경기도 의뢰로 지난 2∼5일 18세 이상 경기도민 3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12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김포 등 서울 근접 중소도시를 서울시로 편입하는 것에 대해 66.3%(매우 반대 53.1%, 반대하는 편 13.2%)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서울시 편입에 '찬성한다'는 응답의 비율은 29.5%(매우 찬성 18.1%, 찬성하는 편 11.4%)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고 답한 비율은 4.2%였다.

모든 연령대에서 반대 의견이 높은 가운데, 40대(찬성 23.2% vs 반대 73.8%)와 50대(27.3% vs 70.8%), 30대(27.1% vs 70.2%), 만18~29세(23.7% vs 70.1%)에서는 반대 의견이 70%를 넘어섰다. 다만 70세 이상에서는 찬성 의견이 42.4%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경기 남부(찬성 29.5% vs 반대 65.9%)와 북부(29.5% vs 67.6%)를 기준으로 봐도 전체 결과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기초 시군별로는 의왕시(73.5%), 파주시(73.3%), 양주시(73.0%), 화성시(72.5%)에서 반대 의견이 높았다. 다만 최근 서울시 편입 지역으로 거론되는 광명시(47.4%), 구리시(41.5%)에서만 찬성 의견이 40%를 넘었다.

이번 조사는 무선(70%)·유선(30%)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7%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1.8%포인트였다.

ⓒ경기도

'메가서울' vs. '경기북부특별자치도'…'김포 서울 편입론' 선행 연구 없어 비교도 못하는 현실

경기도민뿐만 아니라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포시민도 김포시의 서울편입에 반대하는 응답률이 높은 이유는 서울시에 편입돼도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포시와 국민의힘은 서울 편입과 관련한 '행정구역 개편' 방법론만 제시했을 뿐, 나머지는 사실상 '백지 상태'다. 서울에 편입되면 어떤 경제적 효과가 있는지, 김포 시민들에게 어떤 편익이 있는지 여부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행정구역 개편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은 "(김포 서울 편입의) 장점으로는 재산(집) 가치가 증식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근거는 전혀 없다. 김포를 흡수할 서울시의 오세훈 시장도 "아직 깊이 있는 연구와 분석이 선행되지 않은 단계"라고 했을 정도다.

김포 서울 편입 이슈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논의 과정에서 갑작스레 불거져 나온 것이다. 김포시장이 '경기북도에 소속되느니 서울시에 편입시켜 달라'는 요청을 하면서다. 한강을 기준으로 남북을 나누면서 지리적 위치가 애매한 김포시가 반발했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의힘의 '메가서울론'과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격돌하는 지점이 김포시가 된 형국이다. 또다른 이해관계자인 인천광역시 측에서는 아예 '김포는 인천에 편입되는 게 맞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오세훈 시장 말대로 '연구'가 아직 진행되지 않은 '메가서울론'의 경제 효과 등은 비교 대상으로 현재 존재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반면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공약 사안으로 관련 근거나 경제 효과 연구 등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현재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해당하는 지역의 인구는 대략 361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자치도가 출범하게 되면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전국 3위 규모가 된다.

접경 지역 특성상 '한수 이북'은 면적의 42%가량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규제돼 있다. 거기에 주한미군 공여구역 등으로 인해 개발도 막혀 있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의 성장 촉진 지역 대상에서 배제된 상태이고, 이런 요인들 대문에 국비 지원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차별받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경기도에 투자하는 자본이 남부에 집중되면서 자연스레 경기도나 국가 재원 역시 주로 남부에 집중되는 현실도 불균형 문제로 지적됐다. 그러나 특별자치도가 되면 도로, 철도, 산업단지 등을 경기북도가 별도로 확보할 수 있으며, 재정자립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현실도 보완이 가능하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2022년 7월 언론 인터뷰에서 "저희가 지금 계획하는 대로 경기북도가 설치되고 발전계획을 성취할 수 있다면 가까운 장래에 대한민국 성장률 1~2%포인트 올리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9일 김 지사는 경기도의회 시정연설에서 '김포시 서울 편입론'에 대해 "오랫동안 검토와 분석을 통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추진해온 경기도와는 다르게, 의견 수렴 없이 갑자기 튀어나온 이야기"라며 "이것을 어떻게 해석을 해야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라는 목표 하에 추진하는 것이다. 그동안 선거를 위한 구호에 그쳤지만, 지금 경기도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추진하고 있다"며 "겹겹이 옭아매고 있는 규제를 풀고, 과감한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올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와 '경기북부 대개발'에 2754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관련 경기도민의 여론도 긍정적이다. 지난 10월 31일 경기도가 발표한 지난 6개월간 진행된 숙의공론조사 결과를 보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필요하다는 의견은 계속해서 증가(48.8%→69.5%→74.2%, 25.4%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2024년도 본예산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성 수치'도 없는 선거용 '김포시 서울 편입', 부메랑 맞을까?

결국 '김포 서울 편입론'과 '메가 서울론'은 국민의힘의 '총선용 공약'이다. 심지어 국민의힘 인사들조차 이런 속내를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하지만 행정 구역 개편이라는 '빅이슈'를 대하는 유권자들은 혼란스럽다. '메가 서울'의 장점이 수치화된 것도 아니고, 막연하게 '재산 가치가 오른다'는 구호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서 수도권 위기설을 극복하기 위한 카드로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꺼내들었지만, 김포시민에게조차도 냉담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오히려 '총선용 정치쇼'라는 비판에 직면해 수도권은 물론 지방 민심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도 제기된다.

그런 조짐은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기관이 공동 시행하는 '전국지표조사(NBS)' 11월 2주치 결과를 보면, '김포시 등 서울 주변 도시를 서울시로 편입하자는 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은 선거용 제안"라는 응답이 68%, "효과적인 도시 경쟁력 강화 방안이다"라는 답이 19%로 집계됐다. 특히 '선거용 제안'이라는 응답은 전국적으로도 대구·경북(54%), 부산·울산·경남(59%) 등 영남권에서도 과반을 차지했고, 당사자 격인 수도권에서는 서울 70%, 인천·경기 74%로 전국 평균보다 더 높았다. (상세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호만 요란하고 후속 조치는 여전히 '깜깜이'인 국민의힘의 제안에 김 지사는 "김포시 서울 편입은 선거용 게리맨더링이고,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며 "실천 가능성이 거의 없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지사는 지난 11월 6일과 8일 경기도 본예산 기자회견과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도 "선거용 정치쇼" "경기도지사로서 개탄스럽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가 주목받으면서 오히려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수도권 총선 과정에서 이슈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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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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