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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월광 3악장'을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바리스타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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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월광 3악장'을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바리스타를 꿈꾸다

[일하는 발달장애인] 행복한베이커리&카페 고성우 직원

푸르메재단이 서울시와 SPC그룹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행복한베이커리&카페'는 발달장애 바리스타들이 잘 교육받고 일할 수 있는 카페입니다. 서울 종로점, 상암점, 서초점(2곳), 인천공항 제2터미널점까지등 총 5개 매장에서 장애청년 바리스타 15명이 4대 보험과 정당한 임금을 보장받으며 일합니다. 2018년 입사해 현재 6년 차 바리스타로 일하는 고성우(31) 직원. 그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요?

"제가 7살 때 장애가 있다는 걸 알고 엄마가 큰 충격을 받으셨다고 했어요. 저도 충격이었어요. 지금도 자주 속상해요. 물건 위치 같은 걸 잘 못 찾을 때가 있거든요. 일할 때 약간 빗나가거나 방심하면 지적을 받는데 그럴 때 마음이 상해요. 저도 잘하고 싶은데 잘 안 돼요."

▲ 고성우 행복한베이커리&카페 바리스타. ⓒ푸르메재단

- 어떻게 행복한베이커리&카페에서 일하게 됐어요?

"도서관 사서보조로 일하고 있을 때 복지관 선생님이 채용공고를 보고 어떠냐고 물어보셨어요. 그때 월급을 40~50만 원 받고 있었는데 그 돈은 사고 싶을 것을 사고 저축까지 하기에는 부족했거든요. 여기는 더 많이 받을 수 있어서 하겠다고 했어요."

- 여기서 일하면서 언제 가장 행복해요?

"인천공항점에서 일할 때 승무원들에게 커피를 만들어 줄 때 뿌듯했어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주어진 일을 스스로 성실하게 하고 있을 때도 행복해요."

- 쉴 때는 보통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피아노 연주요. 제일 좋아하는 곡은 베토벤 월광 3악장이에요. 템페스트 3악장과 열정 3악장, 발트슈타인 1악장도 좋아해요."

- 멋지네요! 월광 3악장을 제일 좋아하는 이유가 있어요?

"해석이 많아서요. 강하게 칠 때랑 더 맑고 아련하게 칠 때랑 다르거든요. 유튜브에서 다른 사람들이 치는 월광 연주를 찾아서 다르게 쳐봐요. 그때마다 느낌이 달라서 재밌어요."

- 성우 씨는 피아노를 정말 좋아하는군요.

"중학교 때 뒤늦게 시작했지만 피아니스트의 꿈을 가지고 대학에서도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했어요. 그런데 제가 전문 연주자가 될 정도로 잘 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절망하고 좌절도 많이 했어요. 그래도 피아노가 좋아요. 쉬는 날 서점에 가서 피아노 책(연주 교본)을 많이 찾아봐요."

▲ 성우 씨의 '베토벤-소나타 템페스트 3악장' 연주

- 성우 씨는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제 이름이 이룰 성(成), 도울 우(佑)거든요. 이름처럼 카페에서 성실하게 일하면서 불쌍한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고 싶어요. 행복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지금보다 일을 더 많이 해서 돈을 더 모아야 해요. 원래 서른이 되기 전에 결혼하고 싶었는데 못했어요. 결혼할 돈을 모아서 마흔이 되기 전에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보다 더 큰 행복을 전하는 직원이 되고 싶어요. 나중에는 카페 강사가 돼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고 성공한 바리스타가 되는 게 꿈이에요."

▲ 카페라떼에 들어갈 우유를 휘핑하고 있는 고성우 씨. ⓒ푸르메재단

인터뷰를 하면서 고성우 직원의 개성을 참 많이 발견했습니다. 피아노 실력도 뛰어나지만 '시벨리우스'라는 PC 프로그램을 활용해 직접 작곡도 한답니다. 무엇보다 글씨를 정말 예쁘게 써요. 다양한 취미도 가졌어요. 성우 씨는 서울교통공사의 앱인 '또타지하철' 마니아랍니다. 각 호선의 열차가 어디에 와있는지 수시로 확인한다고 해요. 가끔 인터뷰할 때 말을 더 잘하고 싶어서 국어사전과 영어사전을 사서 공부할 계획도 가지고 있어요.

성우 씨가 직접 쓴 꿈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를 찾는 손님들은 성우 씨를 특별하게 바라보지 않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카페 직원, 일하는 청년으로 여깁니다.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처럼 발달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곳이 늘고 일하는 발달장애인이 많아진다면, 누구도 장애인을 특별하게 느끼지 않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우리 이웃으로, 직장동료로 모두가 자연스럽게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푸르메재단

*위 글은 비영리공익재단이자 장애인 지원 전문단체인 '푸르메재단'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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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메재단

지난 2005년 설립된 푸르메재단은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을 돕는 비영리단체다. 2016년 서울 마포구에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 장애어린이의 치료와 재활을 돕고 있다. 현재는 어린이재활병원에 이은 2기 사업으로, 학업과 재활치료를 잘 마치고도 일자리가 없어 고통받는 발달장애 청년들을 위한 일터 ‘푸르메소셜팜’을 완공해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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