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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그림책 저금통'…"땡그랑~ 동전 소리에 한 권 더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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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그림책 저금통'…"땡그랑~ 동전 소리에 한 권 더 읽어주세요"

전북 익산시 모현동 쏠티어린이집 추진에 부모님과 아이들 큰 호응

네 살 꼬마의 조막만한 손이 빨강색 저금통을 모금함에 담는다. 기증하는 아이의 표정이 자못 신중하다.

"선생님, 제가 모은 것이에요."

전북 익산시 모현동에 있는 ‘쏠티어린이집(원장 오영순)’의 원생 50명은 지난 2일 ‘그림책 저금통’ 50개를 기증하는 행사를 가졌다.

저금통은 어린이집과 부모님들이 논의 끝에 자녀들을 대상으로 ‘그림책 대여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하고 지난 8월에 어린이집에서 나눠준 것이다. 부모님들은 집에서 자녀에게 그림책 1권을 읽어줄 때마다 아이와 함께 100원짜리 동전을 저금통에 집어넣었다.

▲어린이집 아이들이 그림책 저금통을 기부하고 있다. ⓒ익산 쏠티어린이집

그림책은 학기 초에 원생들이 ‘나만의 그림책’을 1권씩 선정해 어린이집에 1년간 기탁하고 이후에 되가져가는 책으로, 50여명의 원생이 50여 권의 그림책을 서로 나눠 보게 된다.

이외에 필요한 그림책은 부모님이 인근의 모현도서관에서 빌려와 아이에게 읽어주고 100원을 저금한다.

아이들은 부모님이 그림책을 읽어주고 100원짜리 동전을 넣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기부의 가치를 알게 된다.

'땡그랑~'하고 동전이 저금통 안으로 떨어질 때마다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듯 “한 권 더 읽어주세요”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림책을 한 권 더 읽어주며 100원을 기부하고 또 다시 그림책을 읽어주고….

김선희 쏠티어린이집 부원장(50)은 “0세에서 5세 어린이들의 일상에서 부모님과 그림책을 읽은 시간만큼 가장 소중한 시간은 없다”며 “부모님들에게 ‘그림책 저금통’ 취지를 설명하니 모두가 찬성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부모님들로부터 반응을 들어보니 동전이 떨어질 때마다 아이들이 책 한 권을 더 읽어달라고 야단을 친단다”며 “이제는 부모님들이 더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됐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은 저금통에 하나씩 쌓여가는 100원짜리 동전을 보며 천사의 미소를 짓는다. 이렇게 해서 꽉 찬 저금통이 지난 9월 말에 50개에 달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이 꼬마천사들과 함께 기증식 기념사진을 찍었다. ⓒ익산시

꼬마천사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가득 찬 ‘사랑의 저금통’은 익산 모현도서관에 기증돼 시립도서관의 그림책 구입에 사용된다. 지난 2일에는 익산시청에서 정헌율 익산시장과 오영순 어린이집 원장, 어린이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단한 기증식도 가졌다. 아이들은 신이 났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이 자리에서 “어린이들이 지역과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고 기부금을 전달해 매우 감동을 받았다”며 “천사들이 기부해 준 돈은 도서관에 없는 그림책을 구입해 다른 어린이들이 읽는 ‘나눔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어린이집은 작년에는 부모님과 아이가 친절한 행동을 할 때마다 동전을 저금하는 ‘친절 저금통’을 배부했고, 부모님과 꼬마천사들로부터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다시 '그램책 저금통'을 추진한 계기가 됐다.

앞서 꼬마천사들은 지난해에도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며 모은 저금통을 익산시 나눔곳간에 기부하기도 했다.

30대 중반의 한 학부모는 "기부 취지를 알려주고 그림책을 읽어주고 100짜리 동전을 저축하다 보니 천방지축이었던 아이의 성격 교정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아이가 책을 좋아할 수 있는 선한 동기를 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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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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