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맥주와 소주 가격이 오른다. 화장품 가격도 오른다. 가공식품 가격 인상도 예정됐다.
31일 하이트진로는 11월 9일부터 소주 브랜드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를 6.95% 인상한다고 밝혔다.
소주, 맥주 다 인상
인상 대상은 360밀리리터(㎖) 병 제품과 1.8ℓ 미만 페트류다. 담금주와 1.8ℓ 이상 제품, 일품진로는 인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진로 이즈 백 공장 출고가는 9.3% 오른다.
하이트진로의 이번 인상 결정은 작년 2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소주 업계 1위 하이트진로의 이번 결정에 따라 나머지 업체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희석식 소주 제품의 주정을 판매하는 대한주정판매가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대한주정판매는 올 4월 주정값을 9.8% 인상했다. 그에 앞서 작년에는 주정 값을 평균 7.8%올렸다. 2년 사이 두 차례 주정값이 올랐다.
소주병 가격도 올랐다. 제병 업체들은 올해 2월부터 종전 180원 상당의 병 납품가를 220원으로 올렸다.
이번 인상에 따라 식당에서 판매하는 소주 가격은 앞으로 6000~7000원 선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통상 출고가 조정 후 식당에서 소주 가격은 1000원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류 취급 거래처에는 가격 인상 전까지 최대한 많은 물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소비자가 직접 소주를 구입하는 대형할인매장, 농협하나로마트, 개인이 운영하는 대형 슈퍼마켓 등에서는 가격할인 행사를 다양하게 진행해 소비자 체감 수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맥주 가격도 오른다. 이날 <뉴시스>는 주류업계를 인용해 하이트진로가 다음달 9일부터 켈리와 테라 출고가도 평균 6.8% 올린다고 밝혔다. 이 경우 켈리는 출시 반 년 만에 가격이 오르는 셈이 됐다. 다만 판매 비중이 큰 500㎖ 캔맥주는 인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최근 출시한 테라 싱글몰트, 필라이트 로우칼로리도 인상 품목에서 제외됐다.
이미 오비맥주는 지난달 11일 카스와 한맥 등의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롯데칠성(클라우드)도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인상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경쟁업체들이 일제히 술값을 올린 만큼, 롯데도 결국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장품 가격도 오른다
화장품 가격도 오른다. LG생활건강은 다음 달 1일부터 숨, 오휘, 빌리프, 더페이스샵 브랜드 일부 품목 가격을 4~5%가량 올린다.
이에 따라 숨의 '시크릿 에센스 EX(100㎖)' 가격이 9만5000원에서 10만 원으로 오른다. 오휘의 '프라임 어드밴서 2종 기획'은 14만 원에서 14만5000원으로 오른다. 빌리프의 '아쿠아밤 비타워터크림(50㎖)'은 5만5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인상된다.
다른 업체는 이미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 계획을 세운 상태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는 '진설'의 대표 품목 '진설크림(60㎖)' 가격을 47만 원에서 52만 원으로 올렸다.
이니스프리는 이달 '한란 아이크림(30㎖)'을 2만7000원에서 3만 원으로 올렸다.
로레알은 다음 달 1일부터 랑콤, 비오템, 키엘, 입생로랑 등의 가격을 평균 5% 올릴 예정이다.
햄버거·우유 가격도 오른다
햄버거 가격도 오른다. 맥도날드는 다음 달 2일부터 일부 메뉴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빅맥(단품 기준) 가격이 5200원에서 5500원으로 오른다. 불고기 버거와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가격도 300원 오른다.
에그 불고기 버거(400원)와 아이스 드립 커피(200원) 가격도 오른다. 맥도날드의 가격 인상은 2월에 이어 올해에만 두 번째다.
맘스터치도 가격을 올린다. 맘스터치는 이날(31일)부로 휠렛버거(단품 기준) 가격을 4400원에서 4700원으로, 화이트 갈릭 버거를 4900원에서 5200원으로 각각 300원 인상했다.
딥 치즈 버거도 4800원에서 5100원으로 올렸고 언빌리버블 버거는 5900원에서 6200원으로 인상했다.
다만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를 비롯해 사이드메뉴 등의 가격은 고정했다.
맥도날드와 맘스터치가 가격을 올림에 따라 다른 햄버거 프랜차이즈도 가격 인상에 나설 공산이 커 보인다.
유제품 가격도 올랐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이 '나100%우유' 1ℓ 출고가를 대형마트 기준 3% 올렸다. 편의점 가격은 3050원에서 3200원으로 4.9% 올렸다. '비요뜨' 가격은 1800원에서 2000원(편의점 기준)으로 올랐다.
매일유업은 우유 4~6%, 가공유 5~6%, 발효유와 치즈 가격 6~9%를 각각 인상했다. 조정된 가격은 편의점 기준 다음 달 1일부터 반영된다.
남양유업과 동원F&B, 빙그레 등도 유제품 가격을 일제히 끌어올렸다.
유제품 가격 인상으로 인해 우유를 재료로 사용하는 빵, 아이스크림, 기타 유제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하는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한 모습이다.
이달 원윳값은 음용유 기준 ℓ당 88원 올랐다.
주스 가격도 오른다. 빙그레는 따옴 3종 주스(사과, 오렌지, 한라봉) 가격을 2200원에서 2400원으로 9% 올리기로 했다.
동원은 쿨피스 복숭아 930㎖ 가격을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쿨피스 복숭아 450㎖ 가격은 9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우유 원유 가격이 지난 달 오른 데다 설탕 등 부재료 가격도 오름에 따른 여파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생필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물가 안정'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 발언이 무색해지게 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내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에서 "국민이 체감하시는 물가는 여전히 높고 장기간 지속돼온 고금리로 생계비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며 "건전재정은 대내적으로는 물가 안정에, 대외적으로는 국가신인도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넘겨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수입 물가 오름세가 장기화한 데다 국제 에너지 가격 불안 등의 요인으로 인해 물가 고공 행진이 연중 내내 이어진 여파로 서민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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