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지지구에 대한 사실상의 지상전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미 의회 하원의장은 이스라엘에 긴급한 자금이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 지원과 별개로 추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뿐만 아니라 하원의장이 속한 공화당 내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하원의장 선출로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공화당 내 갈등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각) 새로운 미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마이크 존슨 공화당 의원은 29일 폭스뉴스의 <선데이 모닝 퓨처스>에 출연해 공화당 내 하원 의원들이 이번주 중에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에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스라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즉각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며 조속히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 역시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지원은 별개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긴급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충돌 양상을 보면, 미국의 지원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로 이스라엘 측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하원의장을 비롯해 외교위원장 등 공화당 내 인사들의 이같은 판단은 실제 상황에 근거했다기보다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반감 및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른바 '이스라엘‧우크라이나 패키지 지원'을 반대하기 위한 명분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9일 대국민 연설 이후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남부 국경 보안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1000억 달러(한화 약 135조 원) 이상의 추가 안보 자금을 의회에 통과시켜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해 공화당의 일부 보수 강경파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반대하고 있는 반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일부 의원들은 정부 안에 찬성하고 있어 공화당 내 이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대외 원조는) 포괄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모두 상호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 러시아, 이란 등 악의 축이 있는데 이것은 큰 위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공화당 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둘러싸고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는 데 대해 미국 매체 <유에스에이 투데이>(USA TODAY)는 "의원들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원조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을 것인지에 대해 점점 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이는 의회가 가지고 있는 중대한 장애물"이라고 평가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