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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참총장 "육사 설립 취지는 항일·광복운동 아냐…홍범도 흉상 대적관 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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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참총장 "육사 설립 취지는 항일·광복운동 아냐…홍범도 흉상 대적관 흐려"

홍범도 흉상 안받는다는 독립기념관장에 대해서는 "객관적 의견 아냐"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이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의 설립 취지와 목적이 항일운동, 광복운동이 아니라고 답했다. 이에 헌법에 명시된 3.1운동 정신과 임시정부 법통을 부정하는 반(反)헌법적인 인식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홍범도 장군을 포함한 독립 영웅들의 흉상 설치가 대적관을 흐리게 했다고 보냐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질문에 "일정 부분 흐리게 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 의원이 육군 총장이 헌법 정신과 독립 영웅을 부정하고 일제에 항거한 역사를 지우는 것이 옳은 것이냐는 질문에 박 총장은 "육사의 설립 취지와 목적은 광복운동, 한일운동 학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9월 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육사의 정신적 뿌리는 신흥무관학교인가 아니면 국방경비사관학교(국방경비대사관학교)인가"라는 안 의원의 질문에 "육사에 대한 것은 국방경비사관학교(국방경비대사관학교)로 보고 있다"고 답한 것과 유사하다.

당시 안 의원은 이 장관의 이 답변에 대해 광복군과 신흥무관학교를 부정하는 것은 반헌법적, 반국가적 발상 아니냐고 지적했고 이 장관은 "육사에 관해 한정해서 말씀한 것 아니냐"라며 "육사가 대한민국이 처음 시작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지 않냐"라고 말했다.

이에 다음날인 7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1946년에 태릉에서 개교한 국방경비대사관학교가 1948년 육군사관학교의 전신이라는 의미로 답변한 것"이라며 "(장관의 답변은) 육사의 전신, 그러니까 육사에 한정해서 말씀드린다(는 것). 국군의 정신적 뿌리, 토대는 광복군, 독립군에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런데 박 총장의 답은 이 장관보다 더 강경하게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 정신을 육사와 연결시키지 않으려는 태도로 읽힌다.

그는 육군이 이념이 아니라 실제 해야 할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의 지적에 "대적관 확립이나 육사의 정체성을 세우는 것이 (군 차원의) 민생"이라며 "지금까지 육사에 이런 논쟁이 없었던 이유는 안중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야기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홍범도 장군의 동상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이 23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시준 독립기념관장이 홍범도 장군의 흉상은 육사에 그대로 두는 것이 더 좋다는 의견을 냈는데 어디로 보낼 것이냐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의 질문에 박 총장은 "그건 국방부와 보훈부가 협의할 문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시준) 독립기념관장은 이전에 (홍범도 장군) 흉상 설치에 직접 관여한, 자문한 분"이라며 "그분의 의견이 객관적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국민 다수의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철거하겠다는 육사나 육군의 입장이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특정한 입장을 객관적 또는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다.

오히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현 국방부 장관인 신원식 국민의힘 당시 의원,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 등 일부 인사들 외에는 홍범도 흉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육사가 흉상 철거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하고 이를 실행하기로 결정한 것 자체가 객관적이지 않다는 지적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총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신원식 당시 의원이 홍범도 흉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역사 전문가나 항일 독립운동사를 전공한 전문가들이 공식적‧공개적으로 육사나 군에 문제제기한 적이 있냐는 정성호 의원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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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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