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촌동네'라고 폄하 발언을 한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23일 임정서 부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최근 국정감사로 밝혀진 '부산 촌동네에서 왜 행사를 하느냐'는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의 몰상식한 발언은 더 이상 추락할 곳도 없는 대통령실 인사 참사의 적나라한 현실을 방증한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의 발언은 지난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김윤덕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말 한국관광공사 임원회의에서 '한국방문의 해' 기념 행사를 부산에서 추진하는 것을 두고 “동네 행사하느냐. 그것도 부산촌동네”라고 말한 사실이 있는지 질의했다.
이 부사장은 이를 부인하며 "진위가 왜곡됐다"고 변명했으나 그 자리에서 김 의원은 이 부사장의 녹취 음성을 그대로 공개하면서 거짓 진술이 드러났다. 녹취 음성에서 이 부사장은 “뭐야, 왜 거기서 한 거야, 동네 행사해?”라며 “지금 부산 깔아주는거야? 그것도 부산 촌동네, 그 시골에. 막 폭풍우 치는데 거기 내가 가봤더니, 바람 때문에 설치도 안돼”라고 부산을 폄하하는 발언을 했다.
녹취 음성까지 공개됐음에도 이 부사장은 자신의 목소리는 인정하면서도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을 바꿨다. 부산 북·강서구갑이 지역구인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뒤늦게 사과하는 것으로 일단락됐으나 민주당에서 부산 폄하 발언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1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직원들 앞에서 스스로 ‘낙하산’이라고 자랑스럽게 떠들어 댄 인수위 출신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의 오만방자한 추태가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다"며 "국정감사가 공공기관 낙하산 임원이 국회의원들을 골탕 먹이는 자리인가. 국회와 국민을 어떻게 이렇게까지 모욕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특히 "심지어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이는데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이라는 사람이 부산을 ‘촌 동네’로 비하하기까지 했다"며 "윤석열 정권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쇄신하려면 ‘국민 민폐’인 저질 낙하산 인사들부터 모두 정리하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부산시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낙하산 인사는 없을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약속은 공염불이 된 지 오래다. 스스로를 낙하산이라 칭하며 급기야는 공사 직원들에게 개인 홍보 영상 제작까지 지시한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은 자질·공정·상식 부재, ‘3不(부) 인사’의 전형을 보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부사장 외에도 최근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논란을 언급하면서 "정부여당은 독립성과 전문성이 생명인 공공기관 요직을 사실상 권력 카르텔의 밥벌이 수단으로 전락시켰다.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며 협박성 발언을 일삼던 윤 정부가 그들만의 더욱 공고한 파티를 만들어 국가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생이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하고 국가경쟁력이 지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공공 분야의 개선은커녕 지역 비하와 사익 추구로 말썽을 빚는 3부 인사들은 퇴진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공공 분야의 위상과 질을 떨어뜨려 국민에게 해를 입히는 낙하산 인사들의 총사퇴를 하루빨리 결단할 것을 정부여당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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