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부 등 대상 국정감사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배우 이영애 씨가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기부금을 냈다는 이유로 "민주당 계열"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며 정부에 그에 대한 '보호'를 요구했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윤한홍 의원은 13일 오후 국감 질의에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에게 "이승만 기념관 관련 이영애 씨가 5000만 원 기부를 한 데 대해 엄청난 공격을 받고 있다. 공격을 주로 하는 분들이 어디냐, 주로 민주당 계열"이라며 "속칭 좌파라고 하는 세력들이 집단적으로 린치라 할 수준까지 공격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그래서 결국 그 목적이 뭐냐, 기념관 건립 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고 했고, 박 장관은 이에 대해 "그렇다"고 동의를 표했다. 윤 의원은 "이런 분은 국가에서 나서서 적극적으로 보호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또 이날 오전 국감에서 야권 의원들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문제로 정부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관련 기사 : 독립기념관장 "홍범도 흉상, 육사에 둬야"…與 윤주경 "감사드린다") 반론을 펴기도 했다.
윤 의원은 "홍범도 장군이 독립운동가라는 것을 세상에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교과서에도 다 나오는데"라며 "그런데 그 분이 1927년에 소련공산당에 입당을 한 이후에는 독립운동한 흔적이 없다. 그런 분 흉상을 육사에 설치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면 군인들이 그 공산군 흉상을 보고 매일 존경해야 되느냐, 아니면 그 공산군 흉상을 보면서 '저 공산군 처부수자', '때려부수자' 하면서 매일 봐야 하느냐"고 그는 주장했다.
야권에서는 오전 질의에 이어 홍범도 흉상, 백선엽 묘소 '친일' 행적 표시 철거 등 박민식 장관의 이념 관련 언행에 대한 추궁을 이어갔다.
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육사에 독립전쟁 영웅 기념실이 있는데 안중근 의사, 김좌진 장군 등이 있는 그 독립전쟁 영웅실도 치우기로 결정하고 육사에서 3억7000만 원의 예산을 육군본부에 신청했다"며 "이거 알고 계셨느냐. 안중근 의사, 김좌진 장군도 공산당 가입했느냐, 이것을 왜 철거하려고 하느냐"고 따졌다.
박 장관은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들은 바 없다"고 피해가려 했지만, 양 의원은 독립유공자에 대한 예우도 보훈부 소관 아니냐며 "확인해서 의원실로 보고해 달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백선엽 장군 관련, 어쨌든 우리가 과거에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를 통해서 규정됐던 부분을 '아니다'라고 할 수 있는 권한이 장관에게 있느냐"고 따졌다.
박 장관이 "누가 친일파다 아니다 (결정)하는 권한을 누가 개인이 가질 수 없는 것"이라고 답하자 강 의원은 "장관도 (권한을) 안 갖고 계신 걸 하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민주화 유공자에 대한 예우 등을 규정한 '민주유공자법'의 조속한 처리 필요성을 강조하며 박 장관과 언쟁을 벌였다. 김 의원은 "장관께서 지난 7월 KBS 라디오에 나와서 '민주당이 제출한 민주유공자법은 공적을 알 수 없는 깜깜이 심사'라고 했다"며 "(공적심사 결과는) 온라인으로 누구나 다 볼 수 있는데 장관은 그것을 깜깜이라고 하나"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이에 반박하며 "의원이 말씀하신 그 분들이 보상을 받았다고 해서 그것이 다 유공자냐", "국가 폭력에 의해서 보상을 받은 부분과 유공, (즉) 공이 있는 것하고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이 되었다고 하지만 (중략) 박종철 열사나 이한열 열사 같은 분도 있지만 많은 국민들이 전혀 생소한 분들이 포함돼 있고 남민전 사건이나 노동운동, 학생운동 등 종류가 많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과연 그런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느냐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견이 아직 있다"고 박 장관은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이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것을 보면 장관이 지능적이다", "교활하다"고 비난했다가 이후 추가 발언 기회를 얻어 "조금 흥분해서 했지만 그 말은 적절치 않았다. 속기록에서 삭제해 달라"고 사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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