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7개월여 앞두고 서울 마포갑 지역구에 여권 정치인들의 '출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용호·최승재 등 현역의원 2명이 당협위원장에 일찌감치 도전장을 냈음에도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지난 8월 마포갑 당협위원장 결정을 보류했는데, 마포갑에 선거 사무실을 낸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최근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전격 선언하면서 분위기가 더 달아오르고 있다.
마포갑은 지난 3번의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내리 승리를 거둔 지역구다. 다만 현역인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지역이라는 분위기가 있다. 최근 선거인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소속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당선됐다.
먼저 도전장을 내민 여권 정치인은 전북 남원·임실·순창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이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주당 이강래 후보를 꺾고 당선된 뒤 민주당 복당을 기도하다 좌절된 뒤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지난해 8월 마포갑으로 지역구를 옮기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마포갑 당협위원장에 지원한 이 의원은 당 조강특위가 결정을 보류한 다음날인 지난달 25일에도 불교방송(BBS) 라디오에 출연해 ‘마포갑 총선 출마 계속 준비하나’라는 질문에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마포갑에 연고가 있고 오랜 기간 살았다"고 답했다. 추석 연휴 닷새 전인 지난 23일에는 이 의원 명의로 마포구 일대에 "첫 인사 드립니다. 풍성한 추석 보내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이 달리기도 했다.
국민의힘 소상공인위원장을 맡고 있는 초선 비례대표 최승재 의원도 마포갑 당협위원장에 지원한 현역의원이다. 최 의원은 지난 20일 대흥역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해 개소식을 열었는데, 이 자리에는 안철수‧주호영‧윤상현‧강대식‧유의동‧태영호‧지성호 등 현역 의원이 다수 참석했다.
최 의원 개소식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나타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위원장은 최 의원과의 "오래된 인연"과 함께 그가 소상공인연합회장 출신이라는 점을 짚으며 "민생을 아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마포를 중심으로 침체된 지역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언행일치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도 "좌도 우도 아닌 앞으로"를 선거 슬로건으로 걸고 지난 14일 마포갑에 선거사무소를 계약했다. 조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김건희 특검법 반대 등 친여 성향 행보를 보여 오다 지난 21일 ‘동행 서약식’을 통해 국민의힘 합류를 공식화하며 사실상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 뛰어들었다.
조 대표와 관련해 눈길이 가는 지점은 당 조강특위의 지난달 24일 마포갑 당협위원장 보류 결정이다. 현역 의원 2명이 도전장을 냈음에도 보류 결정이 나오자 일각에서는 마포갑에 출마해 18대 의원을 지낸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출마를 위해 자리를 비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었지만, 조 대표의 국민의힘 합류 이후에는 조 대표가 사실상 내정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강승규 수석과 관련해서는 그가 고향인 충남 예산‧홍성 지역구에 도전할 것이라는 설도 나온다.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이 현역의원인 곳이다. 강 수석은 지난 4월부터 이 지역의 이장단 야유회, 홍성고 동문 체육대회, 향천사 전국트로트가요제, 6.1 의병의날 기념행사 등에 참석했는데, 이 때문에 사전선거운동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민주당 상황도 복잡하다. 현역 지역구 4선인 노 의원이 검찰 수사로 휘청이고 있어 마포갑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민주당 현역의원 중에는 초선 비례대표 신현영 의원이 마포갑 도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빈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 행정관, 오성규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등의 출마설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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