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수서행 KTX'를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지 이틀째인 15일 시민사회종교단체가 철노도조의 파업을 지지하고 나섰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실련 등 352개 시민사회종교단체는 이날 서울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파업은 모두의 공공성을 지키는 투쟁의 시작"이라며 파업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코레일과 SR의 통합을 거부하고 있는 정부를 비판했다. 이들은 "2013년 정부는 수서역으로 오가는 고속철도의 운영을 철도공사 대신 (주)SR이라는 회사를 신설하며 철도 경쟁체제를 구축해 국민 편익을 높이겠다고 했지만, 정책은 실패했다"며 "자본금 회수로 부채가 1600%가 넘은 SR에 3590억 원의 국유 재산을 긴급 투자해야 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단체는 "정부는 고속철도 재통합이라는 대안을 거부하고 (코레일과 SR의)분할을 강화하는 길을 선택했다"며 "SR은 고객센터, 차량정비 업무를 민간으로 외주화하고 있다. 철도를 열차 운영, 역 운영, 차량 정비, 시설 유지보수 등으로 쪼개 돈이 될 만한 영역은 민간에 넘기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쪼개기 민영화'가 SR 신규 노선 투입 확대의 본질이라고 보는 이유"라고 짚었다.
이들은 "9월 14일 시작된 철도노조의 파업은 이런 분할민영화를 막고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라며 "쪼개기 민영화를 막아 철도의 안전성, 공공성을 지켜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 시민사회는 파업으로 인한 불편함을 견디거나 철도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것을 넘어, 이 시대에 필요한 '공공성'과 '공공서비스'를 함께 질문하고 만들어 나가는 주체"라며 "철도 파업을 시작으로 우리 삶을 지키는 공공성을 함께 확장해가자"고 제안했다.
철도노조는 SRT만 운행하는 수서-부산 노선에 KTX를 투입하는 '수서행 KTX 운행'을 요구 중이다. 또 4조 2교대 전면 시행, 성실 교섭 등의 안건을 제시하며 이날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조합법상 쟁의 중에도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필수유지인력과 정부가 별도로 마련한 대체인력이 투입되어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열차 운행률이 평소의 79.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열차별 운행률은 KTX 77.5%(80대 중 62대 운행), 여객열차 75.9%(108대 중 82대 운행), 화물열차 19.5%(41대 중 8대 운행), 수도권 전철 84.0%(620대 중 521대 운행)이다. 노동조합법상 정해진 필수유지 운행률은 KTX 56.9%, 광역전철(지하철 등)·무궁화호 63.0%, 새마을호 59.5%다.
한편, 국토부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구조 개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시설 유지·보수 기능을 코레일에서 떼어내 조직 규모를 축소하는 게 핵심이다.
국토부는 지난 3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철도안전체계 심층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한 바 있다. 용역의 결론에는 코레일이 보유한 철도시설 유지·보수 업무 등을 분리하는 방향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지난해 "현재 철도산업 개편 방안의 검토 과제는 코레일에 위탁된 철도 유지·보수, 관제 업무를 국가기관인 철도공단으로 옮길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코레일 직원 3만 명 가운데 약 7천 명가량인 유지·보수 인력이 별도 조직으로 분리될 경우 철도노조의 세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철도노조는 이 같은 유지·보수 업무 이관이 철도 민영화를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보고 있다. SRT의 경전·전라·동해선 투입과 SRT 차량정비 민간 개방 등을 함께 진행해 '철도 쪼개기' 방식으로 민영화를 시도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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