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뇌물 혐의로 입건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의 2차 소환 조사를 받은 뒤 "오늘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 의미 없는 문서 확인 등을 하며 아까운 시간을 다 보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2일 오후 6시 20분께 조사를 마친 뒤 수원지검 청사 후문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서 "오늘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며 "역시 증거란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고 그냥 경기도가 대북 인도적 사업이나 인사들의 상호 방문,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한 것이 사실이 아니냐 이런 질문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거야 이미 문서들에 다 나타나 있는 것인데 그런 형식적인 질문을 하기 위해서 두 차례나 이렇게 소환 신문하는 게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사실이 아니니 증거라는 게 있을 수가 없고, 그러다 보니 의미 없는 문서 확인을 하거나 이런 걸로 아까운 시간을 다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럴 시간에 우리 국민들의 삶을 챙기는 게 훨씬 더 낫지 않겠냐 이런 생각이 든다"며 "사람들은 먹고 살기 어려워서 생을 포기할까를 고민하고 버는 돈으로 빌린 돈 이자 갚기도 버거워서 고통에 시달리는데,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정적 괴롭히는 데나 집중하고 있으니 참으로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검사가 집권을 했고 검찰이 지배하는 나라가 됐다고 해도, 총칼로 사람을 고문해 사건을 조작하던 것에서 특수부 검사들을 동원해서 사건을 조작하는 것으로 바뀐 거 밖에 더 있겠느냐"며 "이젠 좀 정신차리고 국민 주권을 인정하고 주어진 권력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제대로 사용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결국 사필귀정이다"며 "잠시 억압하고 왜곡·조작할 수 있겠지만, 오래가지 못한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진 검찰의 제3자뇌물혐의 적용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을 엮으려고 하니까 잘 안되나 봅니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검찰은 최근 이 대표를 제3자뇌물 혐의로 입건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방북 추진 과정에서 북한 측이 요구한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대납하는데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의 소환 조사 요구에 응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시 20분께 수원지검에 도착한 뒤 1시간 50여분 만에 2차 조사를 마쳤다. 이어 2시간 40분 가량 신문 조서를 열람한 뒤 서명 날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9일 진행된 1차 조사에서 11시간 동안 피의자 조사를 받았으나, 피의자 조서에 자신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날인을 거부하고 귀가했다. 1차 조사에서 이 대표는 120쪽 분량 조서 가운데 3분의 1 정도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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