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TK신공항 건설사업이 난관에 봉착했다. 특히 화물터미널 군위군 유치 발표에 격분한 의성군민들이 '공항 이전 결사반대'를 외치며,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 의성군 비안면 소음대책위원회는 12일 의성군청에서 TK신공항 이전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모인 비안면 주민 150여명은 "빈껍데기 공항 이전 결사반대"와 더불어 "공항의 알맹이는 군위군이 가져가고, 의성군엔 소음피해만 남았다"라고 격분하며 공항 이전 반대를 외쳤다.
분노한 주민들은 의성군청에서 의성전통시장까지 가두행진을 이어갔으며, "경북 도지사는 등신이고 의성군수는 무능하다", "의성군수 소환, 탄핵해야 한다", "머리 위로 똥가루만 떨어지는 공항이전 결사반대", "의성군수는 나와서 공항이전 반대에 앞장서라"고 직격하며, 군수실 점거까지 시도하는 등 위험천만한 충돌도 이어졌다.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하나같이 "민항·영외관사·화물터미널 등 좋은 것은 전부 대구시 군위군이 가져가고 의성군은 소음 같은 껍데기만 남았다"며 "아무것도 모르고 감언이설에 속아 주민은 공항 유치 투표를 했다"고 분개했다.
이날 김해종 소음대책위원장은 "주민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기만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소음 없는 쾌적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공항 이전을 즉각 백지화하라"고 의성군에 촉구했다.
이와 더불어 소음대책위 관계자는 "하루에 수십 수백 대의 전투기가 이·착륙해 인근 주민들이 소음과 공해에 시달리게 된다"고 강조하며, "대구 시민을 소음공해로부터 해방 시키기 위해 우리를 희생시키는 대구시의 이기적인 편법 행정을 규탄한다"고 대구시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프레시안> 취재에 의성군 관계자는 "군위군의 경우 민항청사와 영외관사 그리고 대구시 편입까지 많은 혜택을 누린 상황에서 군민들의 숙원 사업이었던 화물터미널까지 군위군에 유치한다는 대구시의 발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반대로 생각해 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홍 시장은 지난 4일 간부회의를 통해 물류허브를 의성군에 유치한다고 밝혔고, 대구시는 TK신공항 화물터미널을 군위군에 짓고 의성군에 신공항 물류단지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논란의 핵심은 여기에 있었다. 일각에서는 물류허브를 의성군에 조성한다는 홍 시장이 발표가 말 뿐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약속이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추후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물류허브 유치에 화물터미널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의성군민들도 "이를 빼고 물류허브를 조성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이며, 한마디로 홍 시장의 발언이 앞뒤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에 의성군민들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대대적인 집회를 가질 예정이며, 대구시와 국방부를 상대로도 집회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한편 TK신공항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역점사업으로 특별법까지 제정되며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됐으나, 화물터미널 군위군 유치를 두고 "공항 이전 백지화"를 외치는 의성군민들의 강한 반대로 인해 사업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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