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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탄핵' 만지작에 이종섭 국방 선제 사의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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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탄핵' 만지작에 이종섭 국방 선제 사의표명

개각설 속 자진사퇴로 후임 임명 길 터준 듯…野 "단순 교체로 불충분"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소추를 추진 중이던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2일 자진사퇴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국방장관 교체설이 공공연히 나오는 가운데,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될 경우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 결론이 날 때까지 후임 장관을 임명할 수 없게 되기에 미연에 개각에 차질이 빚어지는 사태를 막으려는 수로 읽힌다.

이날 <연합뉴스>는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이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는 통신에 "이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들었다"며 "최근 정치권에서 탄핵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장관으로서 안보 공백 사태를 우려해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후 한국방송(KBS)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먼저 사의를 표명하지 않으면 (정부에) 엄청난 부담이 되지 않겠는가"라며 "순리를 따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이 사의 표명을 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 장관은 "안보 공백만큼은 막기 위해서 깊은 고민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국방부 장관은 이르면 금주 중 단행될 소폭 개각에서 교체가 유력한 자리로 예상돼 왔다. 합참차장 출신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비례대표)라는 구체적 인선안까지 언론에 회자되는 상태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G20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후 개각 방안을 포함한 현안 보고를 받고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 3명 안팎의 장관을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 장관에는 유인촌 대통령 문화특보, 여성부 장관에는 김행 전 양성평등진흥원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국방장관에 대한 탄핵 추진을 벼르고 있는 상태였다. 지난 11일 단식농성 중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은폐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탄핵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12일 의원총회에 이어 오는 14일 재차 의총을 열어 당론으로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민주당은 이 장관이 △"진실을 밝히려 한 해병대 수사단장(박정훈 대령)을 탄압"했다며 △"지난주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이 장관이 법을 어기고 부당하게 수사에 개입한 사실이 낱낱이 드러났다"(이상 11일 이 대표)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이 아닌 국무총리·국무위원·법관 등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100명) 이상의 발의와 재적 과반(150명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헌법 65조에 정해져 있다. 민주당 소속 의원이 168명이니 발의·가결이 모두 민주당 의석만으로 가능하다.

특히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돼 헌법재판소로 소추의결서가 송달될 경우 "소추된 사람의 권한 행사는 정지되며, 임명권자는 소추된 사람의 사직원을 접수하거나 소추된 사람을 해임할 수 없다"는 것이 국회법 134조 2항의 규정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우 지난해 10.29 이태원 참사 후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고 그 즉시 직무가 정지됐다. 이상민 장관이 직무에 복귀한 것은 지난 7월 25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이 나온 후로 직무정지 기간은 167일이었다. 이같은 사례를 보고, 6개월 가까이 국방장관이 직무정지 상태에 놓이는 것을 막기 위해 이종섭 장관의 선제 사의 표명이라는 방안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의 사의가 윤 대통령에 의해 수리되면, 후임 장관이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임명될 때까지 국방부는 차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게 된다.

탄핵소추를 추진해온 민주당은 "해임이 아닌 본인 사의표명으로 단순 교체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며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사의 표명을 했지만 아직 공식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고려해 의총에서 다시 한 번 논의가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면 탄핵이 불가능해진다. (그럴 경우) 내일 법사위 현안질의를 통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특검법 추진을 통해서 국방부 장관 교체가 되더라도 외압 관련자들의 책임은 계속 확인·추궁할 예정"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다만 "이 대표가 탄핵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그만큼 신속하게 국방장관 교체가 있어야 된다는 당의 입장을 전한 것"이라며 "물론 대통령실에서는 저희 당의 주장과 관계없이 일상적 교체를 한 거라고 주장하겠지만, 분명 채 상병 사건 이후 국민 여론이 부정적으로 돌아섰고 저희만이 아니라 그런 부분을 지적한 언론이나 여러 국민들의 의견을 고려해 교체하는 거라고 저희는 보고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김 원내대변인은 "탄핵안이 저희가 반드시 추구해야 되는 절차는 아니다. 저희 목표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제재"라며 "그런 차원에서 교체도 저희 요구가 일정 부분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했다. 정부에 대한 평가임과 동시에 야당의 투쟁 성과에 대한 대한 자평이기도 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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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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