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딸을 사칭해 부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피해자 휴대전화에 악성 앱을 설치하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을 가로챈 30대 여성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 4단독 이광헌 부장판사는 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 방지·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30·여)와 B씨(36·여)에게 각각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메신저피싱 조직에 가담해 지난해 10월부터 3월까지 51명으로부터 17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사기단은 '엄마, 나 휴대전화를 물에 빠뜨려 임시폰으로 문자해. 보험 신청해야 하는데 내 명의로 안 되니 엄마 폰으로 해보려고 해. 신분증·계좌·비밀번호를 보내줘'라는 내용의 자녀 사칭 문자를 발송한 뒤 악성 앱 링크를 보냈다.
이들은 이후 유심으로 피해자들 명의의 휴대전화를 번호이동 시킨 뒤 새로 전화를 개통했고, 피해자 개인정보를 이용해 예금 잔액을 다른 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같은 기간 피해자들 계좌로 각종 물품을 구입하고 되팔아 현금화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장은 "피고인들은 곤경에 처한 자녀를 도우려는 피해자들의 심리를 악용해 계획·조직적인 전기통신 금융사기 범죄를 저질렀다. 사안과 죄질이 매우 중한 점, 피해 일부가 회복된 것으로 보이는 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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