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월드호텔 살인사건' 28년 만에 붙잡힌 피의자, 살인·살인미수 혐의 인정

살인죄 공소시효 거짓 진술하며 자수했다가 올해 6월 구속 기소

1994년 뉴월드호텔 살인사건에 가담하고 중국으로 밀항했다가 28년 만에 붙잡힌 피의자가 재판에서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인정했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상규)는 30일 살인·살인미수·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모씨(55)에 대한 두번째 재판을 열었다.

영산파 행동대원이었던 서씨는 뉴월드호텔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중국으로 밀항한 주범 중 1명이다.

▲광주지법 ⓒ연합뉴스

서씨는 1991년 '신양파'와 집단패싸움을 하다가 살해당한 조직원의 복수를 하기 위해 1994년 뉴월드호텔 결혼식에 참석한 신양파 조직원 등 4명을 칼로 찔러 2명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검찰은 이날 서씨에게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병합재판을 받게 됐다.

그는 뉴월드호텔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국내에서 도주행각을 벌이다가 2003년 가을쯤 전북 군산의 한 항구에서 선박에 몰래 탑승, 서해상에 떠 있던 다른 배로 옮겨타 중국으로 밀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씨는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끝난 것처럼 밀항 시기를 거짓 진술하며 지난해 자수했으나 올해 6월 구속 기소됐다.

서씨 측은 이날 공판에서 "도피하는 바람에 공소사실이 부풀려지긴 했지만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선 대체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와 살인 등에 대한 공소시효 만료 등은 다음 기일에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부연했다.

서씨도 자신의 범죄 행위를 인정했다.

검찰은 서씨에 대한 전자장치 부착명령도 청구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월11일 오전 10시쯤 서씨에 대한 속행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서씨와 함께 뉴월드호텔 살인사건에 가담한 두목과 고문, 행동대장 등 조직원 10명 대부분은 무기징역 혹은 10년 이상의 징역을 확정 받았다.

서씨와 함께 도주행각을 이어가던 정동섭씨(55)는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공개수배하기로 결정한 지 17일 만인 지난 11일 서울 한 숙박업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검찰은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던 정씨에 대해선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