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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영의 세상읽기] 무량판 공법(無梁板 工法)에는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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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영의 세상읽기] 무량판 공법(無梁板 工法)에는 죄가 없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무량판 공법에 대한 공포심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붕괴사고가 이 공법을 채택하였기 때문에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건축물의 뼈대를 대들보 없이 기둥과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로 구성하는 구조인 무량판 공법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적용하는 검증된 공법이기 때문이다. 결국 붕괴사고의 원인은 사람과 건설공사 관리시스템에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붕괴사고의 원인이 건설사업자가 철근을 빼먹어서 발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건설산업기본법은 제82조에서 건설사업자가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한 경우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도록, 제83조에서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하여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에 건설업 등록을 말소할 수 있도록, 제93조에서 건설공사의 안전에 관한 법령을 위반하여 건설공사를 시공함으로써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파손을 발생시켜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한 경우에 최고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는데, 건설사업자가 철근 몇 가닥 빼먹자고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설계가 제대로 되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에서 붕괴사고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또한 건설기술진흥법 제48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설계도서를 제출받은 건설사업자가 해당 건설공사를 시공하기 전에 설계도서를 검토하고 그 결과를 발주청에 보고하였는지, 설계도서의 검토 결과를 보고받은 발주청이 설계도서를 작성한 설계사업자에게 시정·보완 등 필요한 조치를 요구하였는지, 설계사업자가 설계도서를 작성할 때에 구조물에 대한 구조검토를 하였는지, 제49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발주청은 건설공사의 품질 및 현장의 안전 등 건설공사를 관리하기 위하여 공사감독자를 선임하여야 하는데 그 공사감독자가 감독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였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서 붕괴사고의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붕괴사고의 원인에 따라 그에 상응하여 엄중하게 행정적·형사적·민사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붕괴사고의 재발 방지는 타협 없는 원인 찾기와 가혹할 정도의 책임 묻기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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