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이 회의를 갖고 남중국해 및 대만해협을 언급하며 중국을 잠재적 위협 국가로 밝힌 것에 대해 중국 정부가 한국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한미일 정상회의와 관련해 중국에 어떻게 설명했고 어떤 반응을 보였냐는 질문에 "중국 측의 반응에 대해서는 외교 관례상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고자 한다"며 "한·미·일 협력은 특정국을 배제하거나 특정국을 소외시키는 배타적인 협력을 추구하고 있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임 대변인은 "서울과 베이징 채널을 통해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 주요 의미, 성격, 그리고 결과에 대해서 설명한 바 있다"며 "한미일 협력과 한중 우호관계는 결코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도 상호 존중과 호혜, 공동 이익에 기반하여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 관계를 발전시켜나간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캠프 데이비드 정신'(이하 정신)과 '캠프 데이비드 원칙'(이하 원칙)에 여러 부분에서 중국을 겨냥하고 있어 이같은 정부의 설명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신에서는 "최근 우리가 목격한 남중국해에서의 중화인민공화국에 의한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명시하며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혀 중국의 행동을 비난했다.
또 "우리는 매립지역의 군사화, 해안경비대 및 해상 민병대 선박의 위험한 활용, 강압적인 행동에 단호히 반대한다"고도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3국은 대만 문제도 거론했다. 이들은 "국제 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며 "국제 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에 21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미일한 3국 지도자가 대만, 해양 문제 등에 대해 중국 측을 무차별 공격하고, 내정을 난폭하게 간섭하며, 중국과 주변국의 관계를 의도적으로 이간질하고, 국제관계의 기본준칙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맹비난했다.
왕 대변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국가 간 협력을 강조하는 흐름과 분단 및 냉전적 사고를 되살리려는 두 가지 추세가 존재한다면서, 협력에서는 미국이 보이지 않고 분단은 미국을 축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은 평화 발전의 고지이며, 냉전이나 열전의 전쟁터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아시아‧태평양에서 '신냉전'을 일으키려는 모든 시도는 국가와 인민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며 아시아‧태평양에서 패권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모든 행위는 실패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왕 대변인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중국은 자국 영토에서 건설 활동을 수행하고 중국 해경선은 중국 관할 해역에서 권리 보호 및 법 집행 활동을 수행한다. 합리적이고 합법적"이라며 "유엔 해양법협약 당사국으로서 중국은 항상 협약을 포함한 국제법을 충실히 이행해 왔으며 남중국해 중재안의 불법 판결을 수용하거나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은 남중국해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개별 국가의 해상 침해를 종용 및 지원하며 지역 국가 관계를 이간하고 있다"며 "지역 질서의 교란자이자 파괴자"라고 비난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왕 대변인은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고 중국 자신의 일"이라며 "중국은 양안의 평화통일을 위해 최선의 성의와 최선을 다하겠다는 비전을 견지하고 있다. 누구도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하는 중국 인민의 강한 결의, 확고한 의지, 강력한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중국 측은 강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명하고 이미 관련 당사자들에게 엄정한 교섭을 제안했다"며 각 국가에 항의의 뜻을 표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왕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미일한 파트너십은 어떤 국가도 겨냥하지 않는다는 미국 측의 발언도 주목된다"며 "중국의 이익을 해치고, 분열과 대립을 조장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 측의 엄정한 교섭은 외교 채널을 통한 항의의 성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부는 엄정한 교섭 제기를 의사소통의 일환이라고 판단, 중국 측의 의견을 듣고 한국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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