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징역 2년과 벌금 22억원, 추징금 11억여원 선고한 원심을 상고 기각으로 확정
포항지역 경제계 “그룹 전체에 미칠 악영향과 이에 따른 포항 투자 위축 등 우려”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 1위 기업인 에코프로그룹 이동채(64) 전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통해 부당 이득을 얻은 혐의로 실형이 확정되자 경북 포항 경제계가 이차전지 투자 위축 등에 악재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8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2년과 벌금 22억원, 추징금 11억여원을 선고한 원심을 상고 기각으로 확정했다.
대법원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1월∼2021년 9월 에코프로비엠의 중장기 공급계약 관련 정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되기 전 차명 계좌로 미리 주식을 사들인 후 되팔아 11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지난해 5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35억원 등을 선고했지만 2심은 “선의의 투자자를 고려하지 않고 개인 이익을 위해 범행한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날 이 전 회장의 실형 확정소식이 알려지자 포항시민들과 지역 경제계는 에코프로그룹 전체에 미칠 악영향과 이에 따른 이차전지 시장이 위축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은 최근 역대 최대 규모를 투자해 포항에 양극소재 생산공장을 짓기로 확정했다.
에코프로는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에 오는 2027년까지 2조원 이상을 투자해 원료, 전구체, 양극재 등 이차전지 소재를 종합적으로 생산하는 ‘에코프로 블루밸리 캠퍼스(가칭)’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는 경북도와 포항시에서 단일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에코프로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양극재 생산능력 71만톤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포항 블루밸리 캠퍼스는 올해 하반기에 착공을 시작해 2025년 하반기에 생산공장 가동을 목표로, 1000명 이상의 신규 인력 고용이 예상된다.
앞서 에코프로는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포항 영일만산단에 2조 9천억 원 규모를 투자해 연간 18만톤 수준(올해 기준)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발표한 이차전지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포항, 청주, 새만금, 울산’ 4개 지역 중 3곳에 에코프로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포항에는 원료부터 전구체, 양극재, 리사이클링까지 밸류체인을 갖춘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가 구축돼있다.
청주는 에코프로 본사가 위치한 곳으로 양극재 생산과 연구개발(R&D) 거점이 들어서 있다.
새만금은 에코프로가 전구체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한 곳으로 양극재를 만드는 소재 공급 기지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포항 경제계 관계자는 “에코프로가 포항블루밸리 국가산단에 역대 최대 규모의 양극 소재 생산 신설 투자를 진행키로 하고 최근 2조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동채 전 회장의 실형 확정이 이차전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등 에코프로가 포항의 새로운 미래 100년을 함께 만들어 가는 동반자로서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타깝다”며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에코프로그룹 각 회사의 관련 투자는 앞으로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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