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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부친상 빈소 풍경, 文모친상 때와 차이점은?

尹 '조문 정치' 보도 등장, 장제원·박성민 빈소 지켜…측근 조문 막은 文, 임종석·양정철 조문 못해

윤석열 대통령 부친상이 지난 17일 발인·안장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발인 때 조문객들에게 "애도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하고, 하관 때는 고인의 저서를 봉헌하면서 "한평생 계량경제학을 연구하고 헌신하면서 젊은 경제학자 육성에 이바지한 아버지"라고 고인을 기렸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발인제에는 상주인 윤 대통령 부부와 가족 외에 대통령실 비서실장, 국가안보실장, 수석비서관 등 용산 참모들이 다수 참석했고, 국민의힘에서도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당4역이 참석했다. 여당 당4역과 윤 대통령 측근 장제원 의원은 사흘 내내 빈소를 찾았다.

윤 대통령 부친상은 현직 대통령이 상주가 된 역대 2번째 사례다. 지난 2019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 모친상에 이어서다. 두 장례 모두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르겠다는 것이 상주들의 뜻이었지만, 언론에 비친 두 빈소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18일 <서울신문>은 '정치적 상주 당4역 등 총출동…치열한 정보전 여의도식 조문정치' 제하 기사에서 "당 안팎에서는 누가 빈소에 출입 가능했고, 얼마나 머물렀는지 등 '조문행렬 속 권력구도'를 분석했다"는 관측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여당 당4역 가운데 국회 정보위원회 참석차 먼저 이석한 윤 원내대표를 제외한 3명은 윤 대통령을 따라 장지까지 동행했다고 한다.

신문은 국민의힘 의원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것은 대선 및 인수위 시기 수행실장을 맡았던 이용 의원이라며 그는 공식 조문이 시작되기도 전에 빈소를 찾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신문은 "국회 의원회관은 사흘 내내 정보전이 치열했다. 당초 대통령실이 조화와 조문을 사양하는 가족장을 치른다고 예고해 조문 계획을 잡지 않았던 의원들이 첫날 일부 의원의 방문 소식에 이틀째 속속 빈소를 찾았다. 또 윤 대통령이 직접 조문객을 맞는 시간을 파악하려 분주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 대외협력특보인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도 지난 15일, 16일 연이틀 빈소를 찾았고, 특히 이틀차 조문 때 기자들에게 "어제 VIP를 직접 못 뵈어서 직접 조문하는 게 도리일 것 같아 (다시) 왔다"며 "(윤 대통령이) '열심히 잘 준비하고 있느냐'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매일경제>도 17일자 온라인판 기사 '尹 상가 사흘 지키고 장지 동행…'찐핵관' 인증한 박성민·이용'에서 "친윤 박성민, 이용 의원이 사흘 밤낮 상가를 지키고 장지까지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장지까지 따라간 의원은 김기현 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당 수석대변인인 강민국 의원 등 지도부를 제외하고는 박 의원과 이 의원이 유일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들 의원은 빈소가 마련된 첫날인 15일 일찌감치 빈소를 방문했다. 이 의원은 오후 3시11분께, 박 의원은 오후 4시45분께 도착했다"며 "당 주요 인사들 조문시간 조율부터 조문객 안내 등 궂은 일까지 도맡아 했다"고 전했다. 두 의원은 <매경>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장지까지 동행했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다. 상심이 크신 대통령님께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했다.

지난 2019년 10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 모친상 빈소의 풍경은 이와는 다소 달랐다. 여당 지도부와 장제원·박성민·이용 등 '윤핵관'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던 윤 대통령 부친상 빈소와 달리, 임종석·양정철·탁현민 등 친문 핵심 측근들은 빈소에 발을 들이지도 못했다.

당시 <뉴시스> 보도(2019.10.30자)를 보면 "문 대통령은 측근 인사들의 조문도 사양했다. 얼마 전까지 문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던 조한기 전 1부속비서관은 빈소에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갔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빈소를 찾아왔지만 청와대 관계자의 설득에 되돌아갔다"고 한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당시 비서실장은 노영민)도 당시 페이스북에 "부산에 와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대통령님의 뜻이 분명하셔서 조문은 하지 못했다"고 밝혔고,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도 "대통령님의 마음을 알 것 같아 가까운 사람 몇몇 분만 뵙고 빈소 앞에서 그냥 돌아 나왔다"고 썼다.

통신은 "청와대 직원들의 조문도 제한됐다"며 "문 대통령은 부산으로 떠나기 전 직원들에게 노영민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정상 업무를 소화할 것을 지시했다. 현장에도 경호처장과 1부속비서관, 2부속비서관, 총무비서관 등 필수 인원만 대동했다. 청와대 직원들은 단체 조문을 가지 않기로 했다. 김상조 정책실장 만이 직원을 대표해 이날 늦은 오후 빈소를 조문했다"고 했다.

<뉴스1>도 2019.10.31자 '모친상 치른 文대통령, 정당 대표는 만나고 측근은 돌려보냈다' 제하 기사에서 "이호철·조한기·양정철·김경수·탁현민·임종석 등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정치권 인사들은 강 여사의 빈소로 총출동했지만 조문하지 못했다"며 "세간에 알려진 '복심' 중에서는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만이 30일 저녁 늦게 빈소를 찾아 문상했다. 윤 실장은 이 자리에서 직접 받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조의문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10월 29일) 저녁 늦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문재인 정부 1기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빈소를 찾았으나 성당에 입장도 하지 못했다"며 "조한기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은 30일 정오께 남천성당을 찾았지만 역시 조문을 하지 못했다. 조 전 비서관은 '도의상 왔는데 조의를 못하고 간다. 대통령을 뵙지 못했다'고 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30일 저녁 8시께 각각 남천성당 인근에 왔다. 두 사람은 청와대 측에 알렸지만, 청와대가 정중히 돌아갈 것을 요청해서 끝내 차를 돌렸다"고 전했다.

<뉴스1>은 "반면 야당 대표들의 조문은 받았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홍문종 우리공화당 대표 등 문 대통령과 정부 비판에 앞장 섰던 야당 지도자들은 빈소를 방문하고 조문해 대조를 보였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부친상 빈소에도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야당 지도부가 문상을 했다. 다만 야당 지도부 문상 풍경도 두 빈소에서의 모습이 달랐다.

<뉴시스>는 2019년 보도에서 "문 대통령은 조문을 온 야당 대표들과 10~20분간 대화를 나누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정국 현안에 대한 대화는 거의 없었지만 손 대표는 경제 문제에 대한 건의 사항을 말하기도 했다"며 "손 대표는 '경제가 어려운데 기업인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정책을 펴고 그런 사람을 써서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국민 통합에도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15일 빈소를 찾았을 때는 "이 대표가 짧게 위로의 말씀을 건넸고, 대통령은 '바쁜 데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연합>은 "계속 조문객들이 들어오고 있어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한 참석자 발언을 전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조문 후 '대통령과 어떤 대화를 나눴느냐'고 묻자 "그럴 시간이 없었다. 조문만 했다"며 "앉아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뉴스1>이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특별한 말씀 없이 악수하고 위로의 말씀을 나눈 정도"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빈소에 약 15분가량 머물렀다고 한다.

문 대통령 모친상 때 장지까지 누가 동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2019년 10월 31일 <연합>은 "문 대통령 등 유족은 이날 오전 빈소가 차려진 부산 남천성당에서 장례미사를 드린 뒤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고인을 안장할 것"이라며 "청와대는 조용하게 가족장을 치르겠다는 문 대통령 등의 뜻에 따라 장례미사 이후 모든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장례미사에는 이해찬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민주당 출신 전현직 국회의장들인 문희상·정세균·김원기 의장,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오거돈 부산시장 등이 참석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발인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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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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