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을 두고 여야가 정면충돌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방송장악위원장", "인사 참사의 화룡정점"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에게 제기된 학부모 갑질과 방송장악 의혹 모두 설득력이 없다고 맞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1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이 아무리 반대해도 정권의 오만과 인사 폭주는 멈추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끝내 원조 방송장악 기술자인 이동관 특보를 (방통위원장 후보로) 지명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현재도 내각에는 대통령 부부 심기 경호만 열중하며 궤변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인사들이 가득하다"며 "방송장악위원장 이 후보자까지 더해지면 윤석열 정권은 홍위병 집합소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인사 참사의 화룡정점이나 마찬가지인 이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에게 사과하시라"며 "국민이 잠시 위임한 권력에 취해 국민과 맞서는 것은 당랑거철(螳螂拒轍)이다. 이대로는 정상적 국정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민심의 경고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도 "한국기자협회 설문조사에서 현직 기자 80%가 이 후보자 지명을 반대했다. 그 이유로 MB 정권에서 언론 탄압에 앞장선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며 "방통위원장이 아니라 방송장악위원장, 탄압위원장이 될 것이란 인식이다. 윤 대통령이 이 사실을 알고도 지명했다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오만"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이 후보자는 '과감한 규제 혁신으로 글로벌 미디어산업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며 "언론을 비즈니스로만 보면 언론 자유와 독립 같은 언론의 본질적 가치는 훼손된다. 그 피해는 국민 몫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YTN 민영화, KBS2 민영화, MBC 민영화 같은 주요 방송사 민영화 시도가 본격화될 것이란 걱정이 벌써 커지고 있다"며 "민주당은 언론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실현하라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그 어떤 시도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학부모 갑질과 방송 장악이라는 두 가지 이유로 이 후보자를 반대하고 있지만 두 주장 모두 설득력을 찾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의 자녀 학교폭력 의혹은 이미 무혐의 처분됐으며, 사건 당사자도 '이미 화해했으니 자신을 학폭 피해자로 분류하지 말라'고 밝힌 사안"이라며 "민주당이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이 문제를 재탕해 학부모 갑질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려 하는데 이 후보자와 통화했다는 학교 이사장은 '대화 내용을 외압으로 느끼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 지명이 방송 장악 시도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방송 장악이 민주당의 전공 분야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이 2017년 정권 잡자마자 방송장악 문건을 만들고 이를 그대로 실행했다는 것이 이미 대법 판결에 의해 밝혀졌다"며 "당시 민주당은 KBS와 MBC를 장악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노조를 동원해 경영진과 야당측 이사들에게 적폐라는 비난과 인격적 모독을 쏟아부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경영진이 교체된 KBS와 MBC는 이후 왜곡 편파 방송, 방만 경영의 늪에 빠졌고 현재까지도 잦은 보도 공정성 논란으로 국민들께 많은 실망을 주고 있다"며 "민주당이 이 후보자 지명 에 반대하는 이유는 공영방송의 정상화가 두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인 반대 사유가 있다면 청문회 질의를 통해 밝히면 될 일"이라며 "민주당은 이 후보자에 대한 부당한 흠집내기를 멈추고 법률이 정한 청문회의 절차와 목적에 따라 이 후보자의 정책 비전과 역량 검증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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