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태호 전 태백시장은 28일 “공무원이 강원랜드 150억 원 기부금 사건을 고발한다고 해도 시장이 말려야 하는데 (검찰 고발은)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태백산국립공원 인근 카페에서 만난 류태호 전 태백시장은 지난달 12일 태백시가 검찰에 자신을 강원랜드 150억 원 기부금사건에 대해 직무유기로 고발한 것은 매우 안타깝고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달 검찰 고발소식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황당했다. 뭐, 이런 것을 가지고 고발했나, 상식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안타까운 생각도 들고 우려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 시장이)전직 시장을 고발한다는 것은 비리가 있거나 큰 범죄를 저질렀다면 모르지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쉽지 않은 일을 했다는 사실에 황당했다. 법적으로 잘못이 있거나 태백시에 피해를 입혔다면 고발 당해도 원망하지 않겠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처음에는 (고발건은)시장은 모르는 일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언론에 보도된 뒤 처음에는 시장이 모르는 일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도 들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전직 시장을 고발하는데 시장이 몰랐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최종 결재권자가 시장이다. 시장 모르게 전직 시장을 고발한다는 것은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강원랜드 기부금 사건의 직무유기 고발을 공감하나.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 당시 1심 판결까지 3개월의 기간이 걸렸는데 이자만 33억 원이 발생했다. 원금(30억 원)보다 많았다. 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가게 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우려가 높았다. 특히 태백시를 도와준 강원랜드 사외이사들은 8년간 엄청난 고통과 피해를 당하고 있었다. 지역사회 분위기도 그렇지만 4곳의 법무법인 자문 결과도 그렇고 선출직들도 모두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만약 대법원까지 갈 경우 기부금 150억 원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태백시가 지불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부담이 훨씬 커지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봐도 태백시에 실익이 없고 이사들의 고통도 가중되는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그런 결정을 내렸다. 책임질 문제가 있다면 최종 결재권자로서 책임을 지겠다.”
-향후 대응에 대해 생각해 보았나.
“현재까지 언론보도를 통해 사건내용을 접했을 뿐이다. 태백시가 고발에 대해 통보한 사실도 없고 검찰이나 경찰에서도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것은 전혀 없다. 나중에 사법기관의 소환통보가 있다면 그때 대응하겠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은 전혀 없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심정이 착잡할 것 같다.
“앞으로 공직사회가 심히 우려된다. 지역발전의 핵심 축은 공직사회와 지역사회단체인데 두 축 가운데 공직사회가 위축될 우려가 높다. 그래도 공무원들은 지역의 엘리트들이고 지역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런데 열심히 일하다 (직무유기 사건처럼)문제가 생기면 고발을 당할 것을 우려해 어느 공무원들이 헌신적으로 뛰겠느냐. 안 그래도 소멸위기도시에 장성광업소 폐광을 앞두고 최악의 위기 상황인데 안타깝다. 외지인과 주변에서도 강원랜드 이사들의 피해사례를 보며 태백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겠느냐. 누가 태백시의 방패막이가 될 생각을 하겠는지 참으로 답답하다.”
류태호 전 태백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제6대, 7대 태백시의회 의원, 제7대 전반기 시의회 의장을 거쳐 2018년 민선 7기 태백시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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