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확인되지 않은 국제우편물을 받았다는 신고가 2000건에 육박하고 있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오인 신고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대만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주문하지 않은 소포가 배송됐다는 신고가 지난 20일 이후 이날 오전까지 총 1904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중 587건을 수거해 조사 중이며 나머지 1317건은 오인 신고인 것으로 판명됐다.
국제우편물 신고는 경기가 604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472건, 경북 89건, 인천 85건, 전북 80건, 충북·대전·대구 각각 66건, 부산 64건, 전남 54건, 광주 49건, 울산 48건, 경남 33건, 제주 9건 등으로 집계됐다.
이상 국제우편물은 지난 20일 울산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기체 성분의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배달됐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해당 소포에 대해 국방과학연구소가 정밀 분석한 결과 화학 및 방사능 위험 물질 등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21일 서울 명동의 중앙우체국에서도 유사한 소포가 발견돼 해당 건물에 있던 1700여 명이 대피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인명피해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23일에는 충남 천안에 배송된 대만발 국제우편물에서 가스가 검출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졌으나 경찰의 감식 결과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 우편물의 배송 신고가 잇따르자 관세청은 지난 21일부터 국제우편물과 특송물품(해외 배송 택배)에 대한 긴급 통관 강화 조치를 시행했다. 신고된 우편물과 발신자·발송지 정보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물품은 통관을 보류하고 내용물이 없는 화물은 반송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역시 이상 우편물로 신고된 것과 유사한 국제우편물에 대한 반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편물이 이중으로 포장돼 있거나 주문하지 않은 물품이었다면 일단 의심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는 국내에 들어온 이상 우편물의 경우 안정성이 확인된 경우에만 발송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우편물에는 작은 크기의 저렴한 화장품 등이 들어있거나 비워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에 온라인 쇼핑몰 판매 실적을 높이고 평점을 조작하기 위해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발송하는 이른바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노란색이나 검은색 우편 봉투에 'CHUNGHWA POST', 발신지로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이 적힌 우편물을 발견할 경우 즉시 가까운 경찰관서나 112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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